사회적 거리두기로 여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에 있는 시간 동안의 무료함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취미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커피 마시는 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 카페처럼 분위기를 내는 "홈카페"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홈카페와 연관 검색어를 보면 #홈카페인테리어 #홈카페쇼핑 등 결국 또 하나의 소비 문화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저는 저의 집에 더 이상 물건을 들이는 것에 대한 심적 어려움이 있는데 이것이 홈카페를 해보고 싶은 욕구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고민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 저만의 홈카페를 시작해보았습니다.

 

 

촬영장소는 저희 집 창문 앞을 선택하였습니다. 토요일 오후의 햇살이 들어와있습니다. 홈카페의 분위기를 위해 깔끔한 테이블과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할 수 있지만 저는 이 햇살이 머무는 창틀이면 충분합니다.

 

커피의 원두는 제가 제일 좋아하고 즐겨마시는 믹스커피입니다.

믹스커피는 가격면에서나 시간면에서 심리적 접근성이 좋고, 적당한 카페인과 설탕이 들어 있어 업무효율성을 높여줍니다.

 

집에 컵이 몇 개 없지만서도 이 컵은 제가 아끼고 좋아하는 컵입니다. 종이컵을 대신하기에도 좋고 커피 한 모금 담아내기에도 유용합니다.

 

 

 

쿠키로는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초코칩쿠키"를 선택해보았습니다. 한 상자를 한 번에 다 먹을 필요도 없고 세 개 정도면 커피 한 잔에 충분합니다. 접시도 집에 있는 작은 접시를 사용하였습니다.

 

단순하다면 단순하지만 저에겐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안겨다 주는 나만의 커피 타임이었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한다고 해서 꼭 새로운 물건들을 소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설령 소비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한 번에 많은 걸 사기 보다는 취미의 지식과 경험을 하나씩 키워가면서 필요한 것들은 그 때마다 하나씩 구매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 같습니다 

 

 

 

 

 

 

 

 

2019년는 정말 숨가쁘게 달려왔던 한 해 였던 것 같아요.

사업을 본격적으로 새로 시작한 한해였구요. 너무나 할 일도 많고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1년 넘게 추구해온 미니멀라이프가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저의 삶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던 한해였어요.

 

먼저는 물건 가지수를 많이 줄이니 집안일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었고, 또 여러가지 번잡하게 하였던 소유욕이나 집착들에서 벗어나 한 층 마음도 자유로워졌습니다. 그와 함께 삶의 시스템도 점점 질서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기대가 되는 2020년 새해입니다.

항상 새해가 오기 전에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계획을 짜기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또 그러한 계획들은 잘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예쁜 다이어리도 구매하고 펜도 구매하고 그랬었는데요. 하지만 항상 다이어리와 노트 등은 앞에 몇 페이지만 작성하고 끝까지 써본 기억이 없어요

 

올해의 계획은 계획하지 않는 것입니다. 

계획을 꼭 세워야 한다는 것도 결국은 강박관념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하루하루에 충실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오늘 1월 1일부터 바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 다 이루지 못했던 To-Do-List를 모두 삭제한 것입니다.

지난 해에 다 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하지 못할 일들인데 계속 마음속으로 끌어 안고 있다면 그것은 집착일 것입니다.

이제 오만가지 '할 일'들을 쌓아두는 대신에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시행하는게 저의 목표입니다.

 

저에게 미니멀 라이프는 단순히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 아닌, 최소한으로 살아가는 생활 방식입니다. 

 

 

 

 

저의 미니멀 라이프 시작 동기는 간단했습니다. 시간과 공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시간과 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그런데 집안에 널부러진 물건들을 보면 시간도, 공간도, 에너지도 소모되었습니다. 가끔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안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건들은 저의 생각과 마음을 어지럽게 했습니다. "모든 과잉은 우리의 지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원인이자 그 결과이다" 라는 도미니크 로로의 말에 공감합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넘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저는 물건을 버릴 줄도 정리할 줄도 모르고 집안에 가득 쌓아두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서 알게 되고 시작할 때에는 어떤 물건들을 어디서 부터 정리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고,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떠나보내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고민도 많이 되었고 심사숙고하는 시간들이 필요했습니다.

 

1년이 지난 요즘은 저의 집과 마음은 한층 가벼워졌습니다. 방안에 들어오는 햇살도 느낄 수 있었고, 물건이 올려져 있지 않은 깨끗한 책상을 보면서 저는 무슨 일이건 언제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저의 집에서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책상과 방 안 가득 들어오는 햇살을 좋아합니다.  

 

 

더 나아가 미니멀 라이프는 눈에 보이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저의 불필요한 생활 습관까지 하나씩 정리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소비 습관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 나서 물건을 사는 일에 더더욱 심사숙고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산 물건이 집 안으로 들어오면 또 공간을 차지하고 산 물건은 어떻게든 사용해야 할 것 같은 불필요한 의무감도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그 물건이 없으면 정말 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아닌 이상은 추가적인 물건은 구매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대다수의 지출은 물건 쇼핑보다도 보다 더 좋은 식사를 위한 식재료 구입과 지인들을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과소비가 없어지고 식사습관이 개선 되며 또 지인과의 좋은 관계들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건이 없더라도 삶은 더 윤택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생활 습관

 

늘 반복되는 생활 습관에서 꼭 필요하지 않는 일들은 하나씩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먼저는 자기 전에 세안 후 스킨, 로션을 바르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얼굴이 땡기긴 했지만 얼마간 참고나니 그렇게 땡기지도 않고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나갈 수 있었습니다.

 

샴푸로 머리를 감지 않고 물로만 머리를 감는 것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 불편함만 조금 감수하면 나중에는 물로만 머리를 감아도 머리가 기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탄력이 있게 보였습니다. 샴푸를 끊으니 계면활성제와 같은 독한 화학성분으로 부터 두피를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바로 BB크림, 파운데이션 등 메이크업 제품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여자라서 화장을 안할 순 없지만, 잡티 커버를 위해 기초화장 후 CC팩트 하나만 바릅니다. 불필요한 화장 단계를 단축하여 시간도 줄이고 피부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일 수 있지만 저는 이 단계들을 하나하나씩 끊고 나서 왜인지 모를 자유를 느꼈습니다. 그 행위들을 매일매일 끊임없이 반복하며 소요되었을 시간을 벌 수 있었고, 또 화학용품들의 소비도 줄이니 절약도 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식 습관

 

예전에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식사를 고기 위주로 잘 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디저트, 간식 챙겨먹고 고칼로리 음식도 자주 먹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위에 부담이 되지 않고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간편한 식사로 바꾸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대신에 자연식을, 외식 대신에 집에서 간단해서 요리해서 먹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외식비도 줄고 또 늘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아파하던 위도 편안해졌습니다.

 

 

 

이렇게 습관들을 하나씩 바꿔나가니 생활이 안정화가 되면서 시간과 비용의 과소비를 막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데에 더욱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고민되던 물건들을 정리하고 나면 홀가분해지고, 내가 잡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니 삶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휴가를 맞아 고향을 방문할 때면 저는 다른 것 보다도 엄마의 집을 청소해드립니다. 그럴때면 엄마는 처음엔 청소를 하는 딸이 신기하다가도, 자신의 물건을 마구잡이로 버릴까봐 걱정도 하십니다. 


따라서 부모님 집을 청소할 때는 아래와 같이 부모님과 소통하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치우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치운 것(혹은 곳)이 있는지 먼저 여쭤보기


2) 버릴 물건들은 바로 버리지 않고 한 곳에 모아 부모님의 확인 후 버리기



제가 고향에 가 있는 동안에 엄마에게 '그동안 치우려고 했는데 못치운 것이 있으면 제가 정리해드릴께요'하고 말씀드리니, 엄마가 저에게 정리를 요청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의약품이 담긴 서랍 정리와 내의가 담긴 수납함 정리였습니다.



1) 서랍 정리


정리 전


처음에 이 서랍을 보며 '정리해 달라'는 엄마의 요청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리하라고 하니 좋아하는 조금은 특이한 딸 ㅋㅋ)


서랍 정리는 아래와 같이 10분 만에 진행되었습니다.



정리 후




위 서랍을 정리한 기준


(1) 유통기한이 지난 것 버리기


(2) 모양과 포장 상태에 따라 분류하기


였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만 버려도 물건이 금새 줄어들었습니다.


버리려고 골라낸 것들은 엄마가 한번 더 확인 한 후 버렸습니다.




2) 수납함 정리


엄마가 의뢰한 두번째 정리, 

안에 입는 나시를 한 수납함에 모아두셨는데 정리가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리 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정리 후




위 수납함의 정리의 기준


1) 재질별, 색깔별로 구분하기


2)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시를 접어 수납함에 세워놓기


3) 수납함에 들어가지 않는 나시는 정리하기(헐었거나 더 이상 입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 위주)


였습니다. 버릴 나시들 또한 모아서 엄마에게 보여드리니 엄마도 흔쾌히 정리를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요청한 서랍 정리와 수납함 정리를 완수하니, 엄마도 흡족하셨는지 다른 서랍장들도 열어 엄마와 함께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서랍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며 물건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제 앞가림하기에 바빠 앞만 보며 달렸지만 미니멀 라이프 실천 이후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면서 이제서야 엄마를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ㅠㅡㅠ... (앞으로 더 잘할께요)



엄마의 물건 정리를 도와드리는 것,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고향 집으로 왔습니다. 긴 연휴 동안 저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도 있겠지만 고향에 가는 덕을 택한 이유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서입니다. 부모님께 드릴 추석 선물도 따로 챙겼지만, 부모님께 가장 먼저 해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집 청소였습니다.


부모님들의 세대적 특성 상 자원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는 절약정신을 바탕으로 물건들을 잘 버리지 못하십니다. 특히나 우리 부모님의 경우, 새 집을 짓고 계시는 동안 잠시 머물 공간으로 작은 빌라에 입주하셨는데, 그 전에 살던 짐이 이 집안에 모두 들어가지 않아 그 빌라에서 비좁게 살고 계셨습니다. 부모님께서 그 빌라로 이사 하실  당시 이사짐 정리하시는 것을 도와드리려 한번 고향에 내려왔는데, 그 때 많은 물건을 다 정리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 때에 집에 오면 제일 먼저 청소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리 할 줄 모르던 딸이 솔선수범 정리하다


엄마 입장에서는 놀랄 노릇이실 것입니다. 청소년기, 더 나아가 대학 시절까지도 ‘정리’란것을 1도 모르고 늘 집안 곳곳을 어지럽히기만 했던 딸이 서른이 넘어 정리의 달인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집을 청소해주니 말입니다. 저녁을 먹자 마자 식료품이 쌓여 있는 선반 앞에 앉아 정리 하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당황하시면서도 좋아하시면서도 놀랍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언제부터 이렇게 정리를 도와줄 정도가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물건의 개수 = 일의 개수’라는 저의 생각을 바탕으로, 어머니의 일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정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물건을 정리할 땐 늘 저항에 부딪히다


하지맘 예상했던대로 물건을 정리할 때 엄마의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물건에는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습니다. 이유 없이 구매한 물건이 없고, 각 물건은 각각의 기운이 있어 기운을 복돋우게도 하고,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는 저의 정리하는 모습을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물건을 막무가내로 버릴까봐 걱정하셨습니다. 제 눈에는 정리해야할 것들 투성인데 ‘정리할 것 없다’고 하셨습니다. 오래된 물건은 오래된 물건대로 의미가 있고, 다 사용하는 물건이시라고. 따라서 저는 저만의 노하우로 엄마를 안심시키며 정리를 해나갔습니다.



부모님 집 청소 방법


1)  누가 봐도 쓰레기인 것을 치우며 여유 공간 확보하기


오늘 엄마의 집을 청소해드릴 때 제일 먼저 식료품 선반이나 서재 선반을 정리하였는데, 정리할 때는 누가 봐도 쓰레기인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휴지나 종이 상자, 플라스틱 용기 등이 그러합니다. 특히나 엄마는 쇼핑몰에서 구매한 화장품 세트 상자를 수잡함으로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그럴 때면 그 수납함에 있는 물건들을 종류별로 모아 분류하여 다른 수납함에 잘 정리하고, 그 종이 상자는 분리수거 하였습니다. 그러면 선반에 여유 공간이 생겨 다른 물건들도 보다 정갈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2) 해당 물건이 있었던 위치에서 한눈에 찾을 수 있게 정리하기


물건을 찾는 것도 일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나 엄마의 일을 줄여드리려고 정리한다는 것이 엄마가 제때에 필요한 물건을 찾지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엄마에게 일을 더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따라서 어떤 선반을 정리한다면 그 선반 안에 있는 물건은 그 선반안에 위치하도록 정리하되, 한 눈에도 찾을 수 있게 정리합니다. 한 눈에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는 방법은 위에서도 언급한 대로 종류별로 분류하여 수납하는 것과, 또 다른 종류의 물건이 중첩되어 서로 가리지 않도록 수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엄마에게는 ‘혹시 물건을 못찾으면 여기만 찾으면 된다’라고 알려드립니다. 실례로 지난 번에 고향에 왔을 때도 엄마의 선반을 하나 정리해드렸었는데, 엄마가 ‘물건을 찾을 때 보면 네가 말한대로 이 선반에 다 있더라’라고 하셨습니다.


3) 버리는 물건들은 한 곳에 모아 엄마의 확인 후 버리기


어떤 물건을 정리할 때에 제가 생각했을 땐 아무 가치 없는 것 같은데, 엄마에게는 의미가 있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도 막무가내로 물건을 버리진 않고, 버릴만한 물건들을 한 곳에 모아 엄마에게 보여드립니다. 그렇게 해서 엄마가 직접 눈으로 확인 한 후 최종적으로 물건을 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했을 때 버리려고 모아둔 대부분의 물건은 엄마도 버리는 걸 동의하셔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꼭 물건은 버리지 않더라도 걸레로 집안 곳곳 먼지를 훔치는 일물건의 각도를 반듯하게 하여 정리하는 것 또한 집안 환경을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리하는데에 큰 도움을 줍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물질적인 선물도 좋지만, 부모님의 일을 덜어드리는 집안 청소도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모님 집을 청소하는 데에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남은 추석 연휴도 잘 보내시고 가족과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


이삿짐을 싸다보면 정리해야 할 물건들도 많이 생깁니다. 고민 없이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버릴 수 있는 물건이면 가장 좋은데, 새 것이거나 아직도 쓸만한 물건들은 쉽게 버려지지 않습니다. 제가 이삿짐을 쌀 때에도 그러한 많은 물건들이 많았고,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고물품 방문수거 서비스 '주마(ZOOMA)'와 동네 중고 거래 어플 '당근마켓'을 이용하여 물건 정리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1. 중고물품 방문 수거 서비스 - 주마(ZOOMA) 


안입는 옷과 안쓰는 소형 가전들을 처리하고 싶었습니다. 그 때 이용한 것이 바로 주마 서비스 입니다. 주마 서비스는 방문수거를 해줄 뿐만 아니라 수거해 간 물품을 돈으로 바꾸어 입금해주기 때문에 물건도 처리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입니다. (돈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이게 어디야'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마 서비스 이용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주마 어플을 통해 중고물품 방문 수거를 클릭

2 서비스 지역을 선택

3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 무게나 개수가 어떻게 되는지 입력

4 입력한 금액의 합산이 5,000원이 되면 서비스를 신청 

5 기본정보와 주소, 계좌 정보를 입력하고 추가 정보로 승강기나 주차장이 있는지 작성



이렇게 다 작성해서 신청하고 나면 다음날 고객센터에서 확인 연락이 오며, 카톡으로 예약 확인 및 포장에 대한 안내 사항이 옵니다.

또한 기사님이 방문할 때 부재하게 된다면, 부재중이라고 수거 기사님께 미리 문자로 말씀드리고 물건을 밖으로 꺼내놓으면 수거해 갑니다.






저는 옷가지들과 신발, CD, 소형 가전, 냄비 등을 분리수거용 봉투에 담아 테이프로 잘 봉함해두고 놓았습니다. 어플로 신청할 때는 저는 저의 물건의 규모를 대략으로 잡아서 보냈는데, 수거 결과와 금액을 카톡으로 보내주셔서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었습니다. 4,450원 벌었습니다. :-)




2. 동네 중고 거래 어플 - 당근마켓


제가 가장 많이 어플 중 하나가 바로 당근마켓 입니다. 당근마켓이 다른 중고 거래 어플과 다른 점은 해당 동네의 마켓에서 직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근 마켓 이용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당근마켓 어플을 설치하고 "내 동네 설정하고 시작하기" 누름

2 현재 위치로 찾기를 하면 자신이 속한 동네 목록이 나오고 해당 동네 마켓으로 입장

3 회원 가입

4 "글쓰기 버튼"을 클릭하여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자신이 올리고자 하는 물품의 사진과 글을 작성하여 올림




가격을 받고 팔 수도 있고 저는 주로 무료나눔을 많이 하는데, 가격 입력 부분에 "0"이라고 입력하면 '무료나눔'으로 뜨게 됩니다. 올려두면 필요한 사람들이 연락이 와서 채팅을 통해 직거래 위치와 시간을 정하면 끝. 저는 제 물건을 가져가 주셔서 감사하고, 또 필요하신 분은 필요한 물건이 생기니 이 또한 일석이조입니다.



물건 정리에 고민이 많으신 분들도 위 두 어플을 이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제가 가진 물건 중에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바로 '옷'입니다. 오늘은 옷장 정리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옷은 참 신기한 물건입니다. 입는 옷에 따라 기분과 분위기도 달라지고, '옷이 날개'라는 말 처럼 자신감이 생기게도 합니다. 옷은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계절마다, 상황마다 입어야 하는 옷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마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건 중 옷이 가장 많은 이유도 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저의 집에서 가장 정리가 안되는 것도 바로 '옷'입니다. 이번 포스팅을 하며 제가 가진 옷의 개수를 세어보았는데, 내의나 양말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옷만을 계수하였을 때는 100벌이 조금 넘었습니다. 여성 옷 치고는 아마 적게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나 이사 오기 전에 상당 부분 정리한 것도 있습니다.


저는 기본 옷장과 2단 행거, 별도 수납장을 통해 옷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중 기본 옷장은 층이 두개이며, 윗층에는 겨울용 외투를, 아래층에는 외투가 아닌 겨울옷들을 쌓아두었습니다. 오늘은 제일 정리가 안되었던 기본 옷장의 아래층을 정리하였습니다. 아래층에 쌓여 있던 옷은 크게 니트류, 후드티류, 목도리류 였습니다. 오늘 정리법을 찾아가며 하나씩 정리하였는데 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니트 정리


니트는 부피가 커서 잘 접히지도 안고, 니트마다 모양이 천차만별이라 접어서 쌓아두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니트 정리는 옷걸이를 이용하여 정리하면 니트 정리가 보다 용이합니다. 접는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는 정리방법으로 아래와 같이 접어보았습니다. 




우선 니트를 반으로 접은 후 겨드랑이 부분에 옷걸이 머리 부분을 올려놓습니다. 소매 부분을 옷걸이 안쪽으로 넣습니다. 몸통 부분도 옷쪽 안으로 접습니다. 니트들을 위와 같이 차곡차곡 접어서 아래와 같이 옷장에 걸어두면 됩니다. 정리할 때는 색깔별로 정리해두면 니트를 한 눈에 찾아보기도 좋습니다.



(니트 정리 완성 모습)



2. 후드티 정리하기


후드티는 티셔츠에 후드가 붙어 있어 옷걸이에 걸어두면 부피가 다른 옷들에 비해 1.5 ~ 2배 가량 차지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자니 역시 모양이 천차만별입니다. 이럴 때는 후드티의 모자를 활용하여 정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후드티를 펼칩니다. 1차적으로 팔을 옷 안쪽으로 한단 접습니다. 그리고 나서 옷 안쪽으로 한단 더 접습니다. 그러면 접힌 부분이 후드티 가로 기장과 맞닿게 됩니다. 그 상태로 아래서 부터 후드 부분 아래까지 돌돌 말아 마지막에는 후드 안으로 말아 넣으면 됩니다. 이 또한 인터넷에 많이 나와있는 방법으로 말아보았는데요. 어느 분이 개발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참 기발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3. 정리함을 활용한 정리(목도리 정리 +a)


정리함을 활용하여 옷걸이에 걸리지 않는 목도리, 후드티, 기타 겨울 잡화들을 정리합니다. 저도 옷장 정리하다가 정리함을 구매하러 갔는데 구매하러 가기 전에는 필요한 사이즈를 줄자로 재어보고 가서 정리함 고르기가 용이하였습니다. 정리함에 각 의류 물품들이 구분되어 들어가니 깔끔해보이고 찾기도 쉽게 되었습니다.






최종 정리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짜잔~


모든 니트를 옷걸이로 정리하여 걸어두고, 그 아래 남는 부분은 정리함을 이용하여 겨울 의류 잡화들을 정리하였고, 남는 부분은 당장에 입지 않는 두꺼운 겨울 치마들을 걸어두니 공간이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오늘 이렇게 옷장을 정리해보면서 느낀 점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다고 해서 '꼭 버리지 않아도 된다' 입니다. 물건이 있을 자리가 있으면 됩니다. 만약 여기서 제가 옷을 추가로 구매해서 놓을 자리가 없게 된다면 그 땐 하나씩 정리할 계획입니다. 


'겨울옷들이니 나중에 정리해야지'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맘 잡고 날잡아서 정리하니 제 마음도 정리가 된 기분입니다. 정리를 하고 나면 항상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이사를 한 경험은 제 삶에서 의미있는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미니멀 라이프 과정 중 이사하면서 느낀 점과 배운점 등을 공유하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와 이사'라는 주제로 3-4개의 포스트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시작에 해당하는 '이사 목적에 맞는 좋은 집 구하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성해보았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와 직접적으로 연관 지을 내용은 없지만, 혹시 집을 구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제가 집을 구했던 과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사의 목적


저의 서울 생활의 첫 시작은 고시원이었습니다. 그 이후 4평 원룸, 복층 원룸으로 이사했습니다.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할 때마다 느낀 점은 저의 꿈과 마음의 그릇도 점점 커져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자신 혼자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고시원 라이프에서 벗어나, 조금씩 넓은 집으로 가면서 누군가를 초대할 수도 있고, 더 많은 꿈과 생각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 삶에서 또 다른 터닝포인트를 앞두고 또 한 번의 이사를 결심했습니다.


우선 제가 왜 이사를 하려는지에 대해 목적을 명확히 했습니다. 저는 디지털 노마드를 실현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희망했습니다. 이전의 집들은 워낙 평수가 적다 보니 책상 활용이 어렵거나, 사무공간과 휴식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새로 이사하는 공간은 제가 업무를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집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업무 공간은 창문이 있는 벽에 책상 2 대를 이어 붙일 수 있는 크기의 공간을 희망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전에 살던 원룸은 창문이 하나밖에 없었고, 그 창문을 밖을 보고 있노라면, 온통 건물들이라 시야가 제한되었습니다. 시야의 제한은 곧 생각의 제한으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넓은 창이 있어 집 안 환기도 잘 할 수 있고, 트인 시야로 생각도 환기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공간에서 해야 할 활동들도 많아지다 보니 충분한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좋은 집 찾는 방법


제 기준에 '좋은 집'은 제가 목적하는 바에 부합하는 집입니다. 즉 저의 이사의 목적에 맞는 집 됩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집은 한 번에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좋은 집을 찾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앞서 겪은 두 세차례의 이사를 통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집을 찾는 방법은 통상적으로 인터넷이나 부동산 어플을 통한 방법, 주인과 직접 직거래 하는 방법, 공인중개사무소 방문 등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 가지 방법을 모두 해보았습니다.


인터넷이나 부동산 어플을 통해서는 제가 원하는 지역과 조건에 맞는 방이 있는지 검색해보고, 그 방을 등록한 부동산과 연락하게 됩니다. 문자나 전화로 원하는 조건의 방을 상세 얘기하고, 시간을 잡아 방문합니다. 사이트나 어플에 올라와 있는 사진에는 예쁜 방들이 많아 보이나 부동산 방문 시 그 방들을 바로 구할 수 있게 되기 보다는 그와 유사한 조건들의 방들을 소개시켜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토샵 처리된 예쁜 방 사진을 보다가 실제 발품을 팔아 보게 되면 사진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집 주인과 직접 직거래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 방을 구하는게 너무 힘들었던 때에 길을 지나다 회사 가까이에 있는 오피스텔 1층에 슈퍼가 있는 것을 보고 찾아가서 물어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 예상과 맞게 오피스텔과 같이 운영되고 있는 슈퍼여서 공인중개사 통하지 않고 직접 직거래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건물 관리자가 슈퍼를 하면서 같은 건물에 상주하다보니 집을 오고 갈 때마다 조금 신경이 쓰였습니다.


인터넷이나 어플을 통하지 않고 바로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각 대형 오피스텔마다 공인중개사무소를 가지고 있었고, 같은 지역권안에 있는 오피스텔 공인중개사무소는 연계가 되어 있어서 원하는 오피스텔을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공인중개사분마다 역량이 다 다르셔서 베테랑 공인중개사 분을 만나면 여러 모로 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방을 구할 때도 인터넷이나 어플을 통하지 않고 공인중개사무소를 바로 방문하였습니다. 사전 연락이나 정보가 없이 갔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분께서 어떤 목적으로 / 어떤 종류의 / 어떤 가격대의 방을 구하는지 물어보셨고, 우선 그 조건에 맞는 방을 차례 차례 보여주셨습니다. 한 두개의 집을 직접 가서 보다 보면 제가 어떤 집을 원하는지 기준이 점점 더 명확해 지는 걸 느끼게 되고, 세 네 번째 부터는 마음에 드는 방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을 땐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 했을 때는 보통 임차 비용이 제가 생각했던 예산보다 올라가게 됩니다. 집은 마음에 드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비용이 제가 이전 집들에서 느꼈던 불편함(채광이나 환기, 위치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상쇄하면 그 비용은 감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용이 가능한지는 기존 자금과 대출 등 여러 금융 조건들을 고려하여 가늠하였습니다.


마음에 든다고 덜컥 계약을 진행하진 않았습니다. 집을 보고 나서 '정말 내가 이 집에 꼭 가야할까'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보고,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집을 본 다음날에도 다른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하여 몇 개의 집을 더 보았습니다. 그렇게 하여도 '아, 결국 이 집 밖에 없구나', '이 집을 놓치면 내가 바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지금의 집을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집을 구하는 일은 인생에 중요한 결정 중 하나이므로 정말 만만치 않았습니다. 휴가를 내서 집을 보는데 하루 반나절 씩 3일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발품을 팔았던 만큼 좋은 집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구석진 곳에 있던 한 박스를 열다


이사를 준비하며 제가 가진 여러 물건들을 다시 한 번 만져보게 되었습니다. 물건이 아직도 너무 많아서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복층 정리도 하나씩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잡동사니들은 정리되고 가져갈 물건들은 박스에 담겨 한 켠에 차곡차곡 쌓일 때 쯤, 복층 맨 끝 언저리에 있는 상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상자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마지막에 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 대한 추억과 기록들을 모아놓은 상자였습니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이 상자를 열었을 때 아주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습니다. 주말이라 몸이 피곤한 상태였지만, 이 상자에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는 일은 모순되는 표현을 사용하자면 '침착하게 흥분되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쉽게 버려지지 않는 물건들


1) 수첩

상자의 한 켠에는 제가 무엇인가 기록하고 쓰다만 수첩들이 한 가득 있었습니다. 이 기록들을 모두 컴퓨터로 옮기고 이 수첩들은 모두 폐기하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왠지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수첩 폐기하는 일을 멈추었습니다. 젊은 날에 치열했던 삶의 기록. 그 수첩들은 쉽게 버릴 수 없는 물건 중 하나였습니다.


2) 편지들


저는 삶에서 대인관계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가족 뿐만 아니라, 친구, 직장 동료 등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엽서와 편지들도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글을 써서 보내준 것이라는 생각에 쉽게 손에서 놓아지지가 않았습니다. 


3) 우정을 상징하는 선물들

우정을 나누며 받은 선물들은 기념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외국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들은 쉽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이 많고 또 그 나라를 상징하고 있는 물건들이어서 기념으로 보관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정리한 물건들


1) 비행기표, 영화 티켓, 관광지 티켓 등

저의 추억의 시간과 장소가 기록되어 있는 각종 티켓들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기록물이지만, 꼭 그 티켓들을 계속 보관하기 보다는 거기서 느낀 기억과 느낌을 마음속으로 간직하기로 하고 정리하였습니다.


2) 추억이지만 상한 물건들

오래 보관한 탓에 곰팡이가 쓸어 더 이상 추억을 생각하거나 의미를 기념할 수 없는  물건들은 정리하였습니다.


3) 더 이상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기록들

긍정적인 기억이 떠오르기 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하거나, 마음에 더 담아두지 않아도 되는 기록물이나 사진들은 정리하였습니다.






물건을 정리하며 생각해 본 '추억'의 의미


각 물건에는 추억과 기억과 느낌과 감정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러한 물건들은 더더욱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씩 꺼내어보며 잊었던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보기도 하고, 잊어도 되는 기억들은 시원하게 정리하고, 오늘 그렇게 추억과 함께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물건 보관 = 추억보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추억과 기억들은 지금의 저의 내면을 이루는 뼈와 살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많은 물건을 손에서 놓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물건들이 제 손에서 물질로서는 사라지고 그 추억은 제 마음과 기억속에 남을 때 까지 이 물건들을 살펴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고향 생활과 옷


어렸을 적 저의 패션에 대해 고백합니다. 저에겐 새 옷이 많이 없었습니다. 구제옷 가게를 자주 들리셨던 저의 어머니께서는 늘 저에게 보물을 건지고 왔다고 하시면서 그곳에서 구매한 옷들을 주셨습니다. 구제라고 하지만 잘 입으면 코디를 맞출 수 있는 옷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 다닐 동안 고향에 있었기 때문에 옷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서울 생활과 옷


서울에 올라와서는 달라졌습니다. 처음 20대 중반에 서울에 올라와 제가 본 서울 사람들은 옷을 아주 잘 입었습니다. 길거리에는 예쁘고 저렴한 옷들도 많았습니다. 저 같은 촌 아이에게는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놀라움도 잠시, 저는 제가 촌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외모를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옷으로 가득찬 고시원 방 한칸


서울에 올라와 몇 년을 고시원 생활을 했는데, 저는 돈을 모아 고시원을 탈출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옷과 화장품을 구매하는데 연연했습니다. 집에는 물건이 쌓여갔고, 옷은 서랍에도 찼습니다. 천장의 봉에도 가득 걸려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천장의 봉이 무너진 적도 있었습니다. 봉에 더 이상 옷을 걸 수 없어 벽에 온통 헹거를 걸어두고 거기에 옷을 가득 걸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옷을 버려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회사 생활과 품위 유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옷의 가지수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허름하게 입으면 자신감이 나지 않고, 은근히 무시받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면접 때나 혹은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이면 자신감 향상을 위해 저는 옷을 구매했습니다.  연봉이 높은 직장으로 이직하면 구매하는 옷의 단가도 늘어났습니다. 저는 돈을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월급이 올라도 품위유지비로 모두 지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새 옷을 입으며 생긴 자신감은 잠시였습니다. 새 옷은 한 번 입고 세탁이라도 하면 금방 헌 옷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집에는 옷이 쌓여만 갔습니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월급을 번 만큼 구매를 하여 집에는 여러 잡동사니로 가득찼습니다. 물건이 주인이 되어 버린 집에서는 저는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없었습니다. 새 옷의 효과도 점점 줄어만 갔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접하며


그러던 중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씨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 두 벌의 옷만 제복화 하여 매일 입고 다니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초라해보이기 보다는 자유로워보였습니다. 



"품위유지"의 부담에서 벗어나다


이제는 회사라는 시스템을 완전히 벗어나, 내 자신을 정비하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요즘, 저는 "품위유지"라는 부담감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이전 까지는 새 옷이 아니면 헌 옷이거나, 입을 수 없는 옷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을 가지고 제 옷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다 제가 그 옷들을 산 이유가 있었고, 저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였으며, 각각의 옷들은 서로 잘 어우러저 코디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달에 한 두번 꼴로 미용실을 찾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남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의 의지에 의해서 옷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을 때마다 자신감은 물론, 행복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옷 계획


이제는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이상 옷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을 예정이라서 지금 남아 있는 옷들을 소중하게 다루며, 연구하며, 잘 입어볼 계획입니다. (물론 체형의 변화로 입지 못하게 된 옷들은 어쩔 수 없이 정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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