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피로가 누적되어 늘 찌뿌둥 했습니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나에게 쉽게 풀리지 않는 인생의 문제들이 쌓여만 갔습니다. 탈진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어느 날 주위를 둘러 보니 저의 방은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아주 엉망이었습니다. 그 때 어떠한 생각이 저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내 인생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집이 엉망이기 때문인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집정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 꿈을 가로막는 좁고 어지러운 방


매일 회사에서 일하고 와서 피곤한 몸으로 퇴근하여 집에 돌아왔을 땐, 아무리 정리 정돈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고, 분주하게 아침 출근 시간을 보내고 나면 방은 다시 엉망이 되었습니다. 왜 이럴까, 왜 이 엉망인 방에서 탈출하지 못할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제가 발견한 원인은 저는 '이 좁은 방에 너무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지낸지 근 10년이 가까워지면서 저는 저의 삶에 여러 필요에 의해 혹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많은 물건들을 구입했습니다. 그 물건들은 쌓이고 쌓여 어느덧 좁은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집의 평수를 조금씩 늘려 이사를 간다고 해도 저는 늘 정리가 되지 않은 좁은 집에 살았습니다. 피곤하여 제대로 치우지 못해 어지러운 방은 마치 제 마음 상태를 반영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의 나이는 30대 초반, 한창 많은 것을 이루어 나가야 할 이 시기에 좁고 어지러운 방은 저의 활동과 꿈의 실현에 제한을 걸었습니다.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먹고 청소를 하려고 했는데, 청소라는 일은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들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어릴 때 부터 늘 해왔던 일이라 청소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대충 어림짐작으로 어깨너머 본 방법으로 청소를 했을 뿐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또 물건이 쌓여 방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누적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직장일과 병행하며 틈이 날 때마다 청소를 하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청소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에 관한 다큐를 시청하고 관련 도서들을 구매하여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책들은 읽기만 해도 동기가 부여되어 청소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2.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미니멀라이프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꼭 필요한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라는 의미를 가진 미니멀라이프는 저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다가왔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사진이었습니다. 넓은 공간에 담요, 조명, 책 몇가지만 있는 방안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사진에는 여유와 편안함이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무한한 창조의 가능성까지 느껴졌습니다.  


여러 이유로 쉽게 물건을 구매하는 저에게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미니멀한 삶은 먼 얘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미니멀라이프는 선택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여지껏 한번도 쉬지 않았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이제까지 생각만 해왔던 꿈들을 하나씩 실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준비 과정으로 저의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 삶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집안에 있는 수 많은 물건들은 제 손안에 다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소와 정리를 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삶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미니멀라이프는 저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3. 미니멀라이프 시작 동기


일본에서는 지진이 났을 당시 집안의 모든 물건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미니멀라이프가 삶의 라이프 스타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집 안에는 물건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물건에 대해서 다 알지 못합니다. 이는 물건들이 저의 통제 밖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넘쳐나는 물건 때문인지도 모르고 이제까지 줄곧 집이 작은 것만 탓하고 좀 더 큰 집으로 이사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하게 되더라고 이사한 새 집은 또 금새 우리가 원하는 여유와 공간에 새로 산 물건들이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물건을 구입하는 법은 잘 알지만, 버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언젠간 다 쓸 물건이고, 다 입을 옷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멀쩡한 걸 어떻게 버리냐고. 이런 저런 사연과 이유로 물건들은 계속 집에 쌓여만 갑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집은 더 이상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물건이 가득 쌓인 창고에 불과하게 됩니다.


쉴 만한 공간과 여유를 갖고 싶어서, 시간을 찾고 싶어서, 집에 와서는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서, 물건을 바로바로 찾고 싶어서, 이것이 제가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동기입니다.



4. 미니멀라이프 연구 시작


물건을 정리하는 일은 누워서 떡먹기 처럼 쉬울 줄 알았는데, 막상 물건을 정리하려고 손에 쥐고 보면, 이 물건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즉, 물건을 정리하는데에도 기준과 방법과 지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관련 도서와 다큐, TV프로그램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콘텐츠들은 저에게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물건을 정리할 때마다는 이 물건을 왜 정리해야 하는지 기록하였습니다. 앞으로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생각과 아이디어, 정보들을 하나하나씩 포스팅하면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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