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식단에 대한 고민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물건 개수를 정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 미니멀리즘을 하나씩 적용해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 중에서 식단에도 미니멀리즘이 반영될 수 있는데, 아직 시작한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저는 저만의 미니멀 식단을 연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니멀 식단은 우선 조리방법이 간단해야 하고, 쉽게 접근가능한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양소도 잘 구성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침 식사와 미니멀식단


저의 아침식사 같은 경우에는 밤새 소화가 다 되어 배고픈 상태일 뿐더러, 하루를 깨우고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아침식사를 빠르게 준비하여 섭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보통은 10분 이내로 준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어야 하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자동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고, 섭취나 뒷처리도 간편해야 합니다.


여러 고민 끝에 저는 저에게 맞는 미니멀 식단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미니멀식단 중 아침 식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밀스브레드를 활용한 미니멀 아침 식단





재료 : 밀스브레드 반쪽, 치즈 1장, 계란후라이 1개, 우유 1컵


1. 밀스브레드 반쪽을 접시에 올려놓습니다

2. 치즈를 그 위에 올립니다.

3. 계란 후라이를 그 위에 올립니다

4. 우유와 함께 식사를 즐깁니다.



제가 밀스브레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 브레드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굉장히 높습니다(100g에 17g이 단백질입니다). 그리고 비타민과 미네랄도 같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속이 든든합니다. 이 브레드 위에 제가 좋아하는 치즈와 계란을 올리고 포크로 조금조금씩 베어먹습니다. 그러면 맛도 보장되고, 단백질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유도 함께 한다면 목넘김이 좋아 좀 더 부드러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빠른 시간에 해먹을 수 있고,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고, 설거지거리도 줄어들어 저의 미니멀 아침식단으로는 딱입니다.



미니멀식단의 연구는 계속 ing.


미니멀리즘을 삶 전반 가운데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건 어떤 호기심이나 유행이 아니라 제 삶이 이것을 필요로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눈으로만 보이는 정리 뿐만 아니라 식단에도 미니멀리즘을 적용함으로써,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고 제 몸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니멀 식단의 연구는 계속 될 예정입니다.




미니멀게임이란?


검색 포털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검색해보면 미니멀리즘 게임에 대해 적지 않은 포스트들이 올라옵니다. 궁금함에 미니멀게임에 대해 알아보니, 미니멀게임이란 1일에는 1개, 2일에는 2개, ... 30일에는 30개 이렇게 물건을 비워내는 게임입니다. '두 남자의 미니멀라이프' 저자인 조슈아 필즈 밀번과 라이언 니키디머스가 처음 고안해냈고,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물건을 정리할 때는 SNS나 혹은 개인적으로 기록을 하면서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미니멀리즘 게임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가 아닐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물건 정리가 워낙 어려운 일이다 보니 게임 형식으로 진행하면 동기도 생기고, 목표 달성 시 생기는 뿌듯함이 있어 물건 정리가 보다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미니멀게임을 통해 정리되는 물건의 개수


1일차 - 1 (1개)

2일차 - 1+2 (3개)

3일차 - 1+2+3 (6개)

4일차 - 1+2+3+4 (10개)

5일차 - 1+2+3+4+5 (15개)

6일차 - 1+2+3+4+5+6 (21개)

7일차 - 1+2+3+4+5+6+7 (28개)

8일차 - 1+2+3+4+5+6+7+8 (36개)

9일차 - 1+2+3+4+5+6+7+8+9 (45개)

10일차 - 1+2+3+4+5+6+7+8+9+10 (55개)

11일차 - 1+2+3+4+5+6+7+8+9+10 +11 (66개)

12일차 - 1+2+3+4+5+6+7+8+9+10 +11+12 (78개)

13일차 - 1+2+3+4+5+6+7+8+9+10 +11+12+13 (91개)

14일차 - 1+2+3+4+5+6+7+8+9+10 +11+12+13+14 (105개)

15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 (120개)

16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 (136개)

17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 (153개)

18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 (171개)

19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 (190개)

20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 (210개)

21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 (231개)

22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 (253개)

23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 (276개)

24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 (300개)

25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 (325개)

26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 (351개)

27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 (378개)

28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 (406개)

29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 (435개)

30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 (465개)

31일차 - 1+2+3+4+5+6+7+8+9+10 +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 (496개)


매일 증가하는 물건 정리 개수를 누적하여 더해보니 위와 같이 나왔습니다. 즉 31일이 있는 한 달 동안 미니멀 게임을 진행하면 496개의 물건이 정리가 됩니다. 각자 진행 차수에 맞추어 보시면 정리된 개수를 파악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니멀게임 시작 동기


저의 미니멀게임 시작 동기는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물건 정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아서 였습니다. 한동안 '물건의 개수 = 일의 개수'라는 생각에 감당할 수 없는 패닉이 와서 물건 정리에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사 간 집은 깨끗하게 사용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물건 정리를 보다 과감하게 진행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의 미니멀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미니멀게임 1 - 7일차 진행 현황




1일차 : 세탁소에 맡겨도 오염이 해결되지 않는 카페트

2일차 :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무선 마우스와 유선 마우스

3일차 : 쓰지 않는 낡은 서랍장

4일차 : 더이상 몸에 맞지 않은 치마들

5일차 : 충도우매하여 크기가 맡지 않거나 내 발을 아프게 했던 신발들

6일차 : 한 때 반려동물의 발판으로 썼던 오염된 방석

7일차 : 사용하지 않은 화일철



느낀점


게임이라는 방법을 통해 좀 더 망설임 없이 진취적으로 물건 정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얼마 안되어 보이지만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무려 28개의 물건을 정리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복층에 쌓여있던 큰 짐들을 해결하고 나니 복층에 여유 공간이 생겼습니다. 이와 함께 마음도 여유가 생기는 기분입니다. 지금까지는 숫자가 적어서 쉬웠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 차수들 부터는 하루에 정리해야 할 물건의 개수들을 소화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잘 진행되면 이를 또 공유하고 싶습니다.






나를 치유하는 음식 - 된장국


예전에 제가 감기에 걸려 몸에 힘이 없을 때 어머니께서 배추 된장국을 끓여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된장국을 먹고 기운을 차려 감기가 나았었습니다.

서울생활이 힘들어 고모네 집을 찾았을 때, 고모는 저에게 된장국을 끓여서 주셨습니다. 보기 좋게 썰어진 다양한 야채들이 들어 있던 된장국. 저는 그것을 먹고 다시 기운을 낼 수 있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와 몸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요즘 몸살 아닌 몸살이 났습니다. 이사 날짜는 다가오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는 많은 물건이 저에게 패닉을 불러왔습니다. '물건의 개수 = 일의 개수'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제가 커버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초과한 기분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로 정리해 보니 해야 할 일이 40여가지가 넘었습니다. 리스트를 작성한 이후 저는 크게 몸살이 왔습니다. 


몸이 아파 몇 일을 앓아누웠습니다. 더워서 나가지도 못해 간간히 저녁에만 근처 편의점에서 식재료를 구입해서 왔습니다. 계란,김,마른 멸치 등 이런 밑반찬으로 식사를 하기 일수였습니다. 그 때 힘든 순간마다 저에게 힘을 주고 치유해주던 된장국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나가서 양파, 감자, 애호박, 두부, 고추, 파 등 된장국 재료를 장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된장국 끓인 방법


우선 장을 보고 온 고추, 파 등을 다듬습니다. 고추, 파 등은 적은 량을 사오기가 어렵기 때문에 물어 잘 씻어 건조한 다음 식가위로 잘게 잘라 일부는 따로 빼두고, 일부는 냉동 보관하여 다음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감자, 양파, 애호박을 큼직큼직 하게 썹니다. 두부도 썹니다. 물을 냄비의 절반정도 붓습니다(나중에 야채들에서도 물이 나오기 때문에 절반 이상 물을 붓게 되면 냄비가 넘치게 됩니다.) 멸치 다시마와 된장을 풉니다. 물이 조금 끓기 시작하면 감자, 양파, 애호박 팀을 먼저 물에 투하합니다. 보글보글 물이 끓어 감자가 익으면 두부, 고추, 대파 팀을 투하합니다. 여기에 고춧가루도 한 술 넣었습니다. 물이 팔팔 끓어 두부가 익은 것 같으면 이제 그릇에 예쁘게 밥과 함께 떠 맛있게 먹습니다.





미니멀 식단으로서의 된장국


- 된장국 안에는 두부 뿐만 아니라 다앙한 야채/채소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된장국 하나만으로도 한 번의 식사를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 조리법도 간단합니다. 야채/채소 등을 잘 짤라서 된장을 풀어 넣고 끓이면 됩니다. 

- 먹는 법도 간단합니다. 국이기 때문에 밥이 술술 넘어갑니다. 한번 끓이면 몇일 먹을 수 있습니다.

- 설거지도 간단합니다. 기름기가 없기 때문에 바로바로 그릇들을 씻을 수 있습니다.

- 칼로리가 낮아 살찔 걱정도 없습니다.



하루종일 몸살과 더위로 기운이 없었지만, 제가 저에게 끓여준 된장국으로 저는 조금이나마 힘을 얻었습니다. 요리법도 어렵지 않고 된장국으로도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어 미니멀 식단으로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종이'란?


저에게 옷, 책만큼이나 많은 것이 바로 "종이"입니다. 어릴 때 부터 종이를 참 좋아했습니다. 기록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수첩이나 공책들 구매도 많았습니다(저의 집에 정말 수첩이 많습니다). 여러 이유로 프린해 놓은 출력물들도 화일철에 정리하여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한 쪽이 깨끗한 이면지는 더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냥 버리기 아까워 한 곳에 모아두고 있었습니다. 양쪽을 다 사용한 종이 중 빈 여백은 오려내어 그것을 모아 메모지로 사용하였습니다. 종이가 저에게 보여주는 빈 여백은 저에게 그 여백을 사용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종이들은 쉽게 버릴 수 없는 것 중 하나였습니다.



큰 맘 먹고 문서세단기 구매


미니멀 라이프 실천인데 또 무슨 물건 구매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문서세단기는 미니멀 라이프 실천을 위해 구매했습니다. 저는 미니멀 라이프 실천 과정 중에서도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해왔는데 그 구매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바로 "시간의 절약"입니다. 저의 삶이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여러 고민과 행동의 수를 줄일 수 있는 물건 구매에 대해서는 저는 그것을 저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시간을 벌어다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매들은 충동적으로 이루어지진 않습니다. 새 물건이 다시 제 삶에 또 들어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기 때문에 한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도 '이것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을 2주 이상 합니다. 여러 치열한 공방 끝에 구매한 물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후회가 없었습니다.


저에게 '서류 정리'라는 문제는 생각처럼 "그냥 다 버리면 돼"하고 쉽게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요한 정보가 담긴 서류들은 일일히 손으로 찢어 버리기도 어려웠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종이량이 엄청나기에 이것을 다 일일히 손으로 찢었다가는 손목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종이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하는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저는 문서세단기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문서세단기 구매에 대한 고민도 많았으나, 문서세단기가 없으면 종이를 처리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문서세단기를 구입하고 난 이후에는 물꼬를 틀듯 종이 정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문서세단기의 구매로 말미암아 문서세단기가 차지하는 부피 이상으로 많은 종이들을 처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서 파쇄물 버리는 방법


문서 세단기를 이용하여 종이들을 처리할 때 발생하는 파쇄물이 만만치 않게 나왔습니다. 가정용 문서세단기를 구매했기 때문에 세단기가 금방 금방 차곤 했습니다. 이 파쇄물 처리도 또한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쓰레기 종량제에 넣었는데, 그냥 버리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구청 청소과에 문의를 해보았더니, 종이 파쇄물은 재활용 자원으로 투명한 비닐 봉지에 담아 재활용 수거 하는 곳에 버리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버리는 방법을 명확하게 알고 나니 정리가 더 수월해졌습니다. 



+ 문서세단기 정보


저는 문서세단기를 구매할 때 가정용 문서세단기로 구매했습니다. 꽃가루형으로 종이가 잘잘히 파쇄되어 인쇄물의 내용이 모두 분해됩니다. 최대 8장까지 한번에 넣을 수 있고 하루에 최대 50매 파쇄가 가능한 제품입니다. 50매 이상 해보려고 하니 기계가 뜨거워졌습니다. 이 점 말고는 대체로 저의 문서세단기에 만족합니다. 아쉬운 점 하나는 손으로 일일히 종이를 넣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정용이긴 하지만 혹시 대량의 서류를 정리할 계획이시라면 프린터 용지 넣듯 파쇄할 종이를 한 곳에 두면 알아서 종이가 세단 부분으로 들어가서 파쇄하는 문서세단기가 손과 시간을 줄여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이 많아 잠들지 못하는 밤


근래 이사 준비와 여러가지 일로 정신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하루에 처리되는 양은 제한이 있어 일이 계속 쌓여만 가는 요즘입니다. 이에 대한 영향 때문인지 요새 불면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새벽 3시가 되도록 잠이 들지 못하고 있을 때 느껴지는 몽롱함은 몸이 피곤해서 그런건지, 무언의 압박감으로 인한 어지러움 때문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잠깐 잠이 들고 다음날 일어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즘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고 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방 정리에만 집중하고, 제 마음과 생각은 정리하지 않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 되지 않은 마음의 방


매일 매일 새로운 일이 쏟아지고, 눈과 귀로 다양한 정보들이 저의 머리속으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제 머리속을 자리 잃은 물건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점점 한 곳에 쌓여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어떤 한 일을 마치기도 전에 새로운 일들이 생깁니다. 정리 되지 않은 방 안에 새로운 물건이 들어오는 것과 같았습니다. 많은 고민들도 껴안고 있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손도 못대던 마음의 큰 짐들입니다. 이 생각들과 고민들을 하나씩 꺼내어 마음의 서랍에 차곡차곡 잘 정리를 해야 되는데, 정신 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여러 이유로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 느낀 것이 제 머리와 마음 속에는 여유 공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일이 생길 때면 마음이 무척 괴로웠습니다.



마음의 방도 정리를 시작하다


어느 날 알리바바 창립자인 마윈의 강의를 유투브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마윈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2분 정도 다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것은 많으나 그것에 대해 반추가 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정보나 생각들은 종이 쪼가리나 쓰레기 처럼 제 마음에 쌓여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잘 정리한다면 그것은 저에게 귀한 자산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무엇인가 보고 듣거나 경험을 한다면 이에 대해 배운점이나 느낀점을 세 줄이라도 짧게 정리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기록된 메모들도 주제별로 정리하였습니다. 이를 시작하니 제 머릿속에 휴지 조각처럼 뒹굴던 여러 생각들이 수납장에 정리되어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 눈에 보이는 방을 정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방, 생각의 정리도 정말 중요하다는 걸 요즘 느낍니다. 이미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기록하는 습관에 대해 많이 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요즘 따라 저에게는 기록하는 것과 이를 정리하는 습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아이폰X와 메모


최근 아이폰X로 휴대폰을 바꾸었습니다. 이유는 휴대폰을 사용하며 발생하는 여러 번거로움을 줄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이폰X는 홈버튼 기능이 없고, 음성인식 기능이 강화되었습니다. 아이폰X로 휴대폰을 바꾼 이후에 음성으로도 메모를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전 침대에 누웠을 때 다시 일어나 무엇인가를 필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면 음성 메모로 저의 생각을 기록합니다. 또한 아이폰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메모 기능은 각 메모 별로 폴더를 지정할 수 있어서 같은 주제의 메모는 한 폴더로 정리할 수 있었고, 또 그 메모들을 잘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폰이 저의 생각의 수납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제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개수도 점차 줄여가고 있고,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줄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꼭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한 물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애플의 에어팟(AirPods)입니다.



가능성을 제한했던 '선'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때면 음악 없이 맨정신으로는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럴 땐 항상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어 음악을 들었습니다. 이어폰으로 흘러나온 음악은 피곤한 출퇴근 길에 고된 영혼을 달래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폰 특성상 선이 잘 꼬였습니다. 꼬인 이어폰 선을 풀려고 하면 잘 풀리지도 않고 시간이 걸렸습니다.(선을 풀다가 '이 이어폰 선 처럼 내 인생도 꼬인 것 같다'라고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문제였습니다. 이어폰 연결부위를 휴대폰의 좁은 구멍에 꽂고 나면 저의 활동 범위는 이어폰의 선 길이만큼 제한되어 버렸습니다. 혹시나 갑자기 큰 움직임이라도 하게 되면 이어폰이나 휴대폰 둘 중 하나는 바닥으로 떨어지기 일 수 였습니다.(이와 더불어 제 귀에 적지 않은 충격도 가해집니다.) 따라서 휴대폰을 계속 손에 쥐고 있어야 하거나 혹은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아 휴대폰은 가방 안에 담고 가방 밖으로 이어폰 선을 길게 빼어 귀에 꽂아야 하는 상황도 연출이 되었습니다.


이어폰을 가방에 다시 담을 때도 문제였습니다. 이어폰을 그냥 가방에 넣으면 곧잘 망가지기 일 수 였습니다. 이어폰 전용 케이스에 넣는다고 해도 케이스에 둘둘 말아서 넣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또 아이폰 부속품으로 오는 이어폰 케이스 같은 경우, 이어폰 선을 케이스를 따라 둘둘 말아서 넣어야 하는 구조라 열심히 말고 나면 뚜껑이 잘 닫히지 않을때가 많았습니다. 이어폰을 감아서 다서 넣고 다시 둘둘 풀어 사용하는 과정 또한 너무 번거롭게만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이동 중 전철이나 버스를 탈때면 이어폰을 꺼내고, 꼬인 선을 풀고, 휴대폰에 연결하고, 내릴 때는 이어폰을 휴대폰에서 분리하고, 다시 케이스에 둘둘 말아 담는 과정이 알게 모르게 저희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시킨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가능성을 열어준 '무선'


저는 1분 1초라도 좀 더 의미있는 일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내 에어팟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꼬인 줄을 보며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습니다.(줄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을 꺼내어 폰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동선이 에어팟을 꺼내서 귀에 꽂기만 하면 되는 아주 단순한 단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꺼내고 다시 담는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냐' 수도 있겠지만, 시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불필요하게 소진되는 에너지까지 줄일 수 있었고, 그 몇 초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으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행동의 제약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에어팟을 귀에 꽂고 있으면 휴대폰이 제 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디서든 제가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기기들과 연동이 잘 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점 중 하나입니다.


저는 에어팟이 제 삶에 작은 혁신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은 것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여주고 저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저는 이것이 기술의 역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에어팟과 같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고서는 이것을 어떻게 미니멀라이프와 연관 짓느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니멀 라이프가 오로지 눈에 보이는 물건을 물리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에서의 불필요한 단계와 동선을 제거하는 것 또한 미니멀 라이프의 실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머무는 시공간에서 불필요한 것을 줄여나가는 것, 그리고 그러한 과정 중에 절약한 시간과 에너지는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에어팟 구매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저에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습니다.






이사 목표 - 수납 공간에 수용 가능할 만큼만 가져가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제까지 고시원, 원룸 등을 전전 긍긍하며 지내다가 이번에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물건 정리를 위해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올해 초의 목표는 '박스 두개만 가지고 이사하기' 였습니다. 지금까지 이사를 할 때마다 넘쳐나는 물건들 때문에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초 간단하게 이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박스 두 개로 짐을 줄이는 건 아무래도 무리였습니다. 어떤 미니멀 라이프 도서에서는 물건을 100개로 줄이기 위한 기간을 1년으로 산정한 것도 있었는데, 단기간에 줄이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목표를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수납 공간에 수용 가능할 만큼만 가져가기'가 저의 수정된 목표입니다. 



머리로 먼저 짐을 옮겨보다


'수납공간에 수용가능할 만큼만 가져가기'라는 목표에 따라 방의 구조와 가구 배치, 저의 물건들의 위치를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수납 공간은 얼마나 되고, 이 공간에는 어떤 물건들이 들어가게 되고, 이 가구는 어떻게 배치하면서 하나씩 그려보았습니다. 현재 저희 집에 있는 물건을 머리속에서 하나씩 새 집으로 옮겨 보았을 때는 물건 수용의 견적이 충분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용하던 선반이나 서랍장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수납 공간에 다 들어가지 않는 물건들이 바닥을 뒹굴 것이 예상이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시간이 날 때 물건을 하나 두개 정리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돌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를 위한 물건 정리


이사를 위한 물건 정리를 할 때 이 곳 저 곳 계획 없이 손 닿는 곳부터 정리를 하게 되면 여러 모로 비효율적일 것 같았습니다. 한 곳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다른 엉망인 곳이 눈에 들어오고, 그런 곳에 또 정리할 에너지를 옮겨가면 아직 정리가 완결되지 않은 곳이 계속해서 미해결 과제로 남아 계속해서 에너지를 소진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먼저 서재 및 물품 보관소로 쓰이고 있는 복층의 맨 안쪽부터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복층의 정리가 완료되면 아래층에서 짐을 포장했을 때 복층에 보관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복층에 있는 것 중에서도 맨 안쪽에 있는 3단 서랍장부터 확인하였습니다. 그 서랍장은 제가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담겨 있는 물건들을 검토했던 터라 대다수 필요한 밀건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새로 서랍에 유입된 물품들은 종류대로 잘 분류해서 정리하니 서랍 안에 모두 들어갔습니다. 그 서랍장은 그대로 가져가기로 하였습니다.



책과 옷 정리


보통 미니멀 라이프 도서들에서는 책과 옷을 정리하라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저는 우선은 저의 필요에 따라 책과 옷을 웬만하면 정리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책들은 저의 생산수단이 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에 수납 공간에 넘치지 않는 한 정리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옷들은 제가 앞으로 더 이상의 옷을 구매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정말 '이 옷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 옷들만 정리하고, 저의 스타일에 맞는 옷이거나, 조금만 손질하면 다시 코디해서 잘 입을 수 있는 옷들은 정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수납 공간의 수용 범위를 초과하면 그 만큼은 정리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이사'라는 제 인생에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맞이하여 제가 가진 물건들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서울의 고시원 생활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올라왔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처음 얻은 곳은 바로 고시원이었습니다. 고시원에 처음 입실하기 전에 미리 고향에서 짐을 보냈었는데, 고시원 문을 열자 마자 그 짐 박스로 방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첫 서울 생활을 보내야 하다니.' 짐 들로 인해 서 있거나 누울 공간이 없는 것을 보고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을 하고서도 첫 직장을 가졌지만 월급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어서 이사는 생각지 못하고 계속 그 고시원에 살았습니다. 모든 것이 서툴었던 사회 초년생은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늘 탈진이 되기 일 수 였습니다. 쉽게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는 웹툰과 게임을 밤새도록 붙들었습니다. 또한 다*이소 같은 곳에 가면 한 번에 몇 만원어치씩 물건을 사오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구입한 물건들이기 때문에 버린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고시원은 어느덧 물건으로 가득 찼는데, 침대 밑, 서랍장은 물론이고 책장, 책상 위 할 것 없이 가득차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문 밖에 서랍장을 하나 두었는데 서랍장 안이건 위건 물건으로 가득찼습니다. 



4평 원룸으로 이사


이사를 희망하게 된 것은 저의 책상을 가지고 싶어서 였습니다. 고시원은 책상 위 아래 할 것 없이 물건이 가득 차 있는 바람에 뭔가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도 할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늘 카페를 밤 늦게 까지 전전긍긍하다가 제가 작업할 수 있는 공간과 책상이 확보 된 곳으로 이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봉급생활은 곧잘 생활비로 모두 소진이 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모아둘 순 없었습니다. 형편에 맞게 방을 찾다보니 4평 가량의 원룸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의 저의 첫 이사이기도 했고, 고시원에서의 생활에 비하면 저의 삶의 질은 많이 개선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저의 책상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 할 수록 일이 쉬워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경력과 나이가 먹을 수록 업무와 책임감이 많아졌습니다. 여전히 저는 쇼핑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좋아했고 계속해서 새로운 물건을 집 안에 들였습니다. 저의 첫 원룸 생활이었기 때문에 나름 애착을 가지고 싶었지만, 현관에서 방으로 향하는 좁은 통로를 막고 있는 빨래대가 제 앞길을 막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탈진하여 치우지 못하고 엉망이 되어 있는 집 안을 보며, 이렇게 방이 엉망이기 때문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 때부터 청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미니멀 라이프란 것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 당시는 '청소가 정말 중요하다'라는 개념만 가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기 전에도 저는 여전히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었으며, 짐을 싸는 것도 일주일, 이사 가는 집에서 짐을 정리하는 것도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4평 + 복층 원룸


현재 제가 머물로 있는 집의 형태입니다. 복층은 취침을 위한 곳으로, 아래층은 업무를 위한 곳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집을 보자마자 마음이 설레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복층은 환기가 전혀 되지 않아 취침공간으로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아래 층에서 취침과 작업을 함께 하는 곳으로 활용하다 보니 이전의 원룸과 같이 좁게만 느껴졌습니다. 더 이상 안되겠다 생각이 들어서 이 곳에서 부터 물건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들과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고민도 하고 연구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층에는 정말 자주 사용하는 물건만 두었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과 책들은 복층에 두었습니다. 복층에는 약간 미니 서재 + 물건 보관소 느낌으로 그렇게 정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집이 좁게만 느껴집니다. 집이 정말 좁은 건지 아니면 물건이 아직도 많은 건지, 혹은 둘 다 인건지 모르겠으나 저는 또 다시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 제목처럼 '아무 것도 없는 방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시 이사를 앞두고


이사한 집에는 정말 필요한 물건들만 가져가고 싶어 준비 기간도 한 달 가량 잡았습니다. 목표는 몇 개의 박스만 가져갈 정도로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 형편에 넓은 평수를 구하진 못하지만, 각 물건들이 자신의 자리에 있을 수 있고, 집에서도 업무가 가능한 그런 공간으로 가고 싶습니다. 쾌적하게, 깨끗하게 살고 싶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될 예정입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류


가장 정리하기가 꺼려졌던 곳이 바로 냉장고 였습니다.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정리되지 않은 음식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러한 음식물들은 꺼내보는 순간 시각적인 상처를 받고 구토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여튼 오랫동안 정리하지 못했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골치였던 유제품류를 정리하였습니다.


예전에 회사에서 연말 선물로 두유 여러 팩이 들어 있는 선물세트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지런히 먹었는데, 두유가 입에 잘 맞지도 않고 점점 손이 안가다가 유통기한을 지나버렸습니다. 유통기한은 올해 4월까지였는데, 무려 10팩 넘게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2+1으로 편의점에서 구매했던 요거트 음료 2개가 유통기한을 넘기고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2+1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들이 묶음으로 팔리다 보니, 구매하고 와서 몇 일 깜빡하면 유통기한이 지나 있는 경우가 대다수 였습니다. '몇일 지난 건 괜찮아'하고 먹어보기를 시도했지만, 예전에 장염, 위염을 아주 크게 겪었던 탓에 꺼려졌고, 그렇게 그 요거트 음료는 제 냉장고에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정리를 시작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우선 팩이나 음료를 담고 있는 용기는 모두 재활용 대상이기 때문에, 제품을 개봉하여 안에 있는 내용물을 모두 쏟아내고, 그 용기는 물로 깨끗이 씻어서 재활용을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버리는데에 너무 단계가 많았고, 또 유통기한이 좀 오래 지난 이 제품들을 개봉했을 때 제가 예측할 수 없는 화학 반응이나 새로운 생물체(;)가 나타날까 하는 두려움이 너무 컸습니다. 


그렇게 계속 정리를 미루고 미루다가 최근 요리를 시작하면서 구매한 식자재들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들을 한 바구니에 모아 밖에 꺼내두었습니다. 그렇게 꺼냈을 때도 바로 정리를 생각하지 못하고 냉장고 밖에 하루 정도 방치했습니다. 정말 볼 때 마다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간에 머리가 꽉 막힌 느낌이 들고 아이디어들이 떠오르지 않아, 저는 먼저 방부터 정리하고 책상에 앉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골치거리인 그 유제품 바구니를 치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먼저 이것을 정리하기 위해 머리 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였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류 정리 과정


우선은 제품에 붙어있는 빨대들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그 중에서 쓸만한 빨대들은 따로 분류했습니다. 그 다음은 고무 장갑을 착용했습니다. 이것들을 맨정신에 맨손으로 만질 자신이 없었는데 고무 장갑을 착용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유제품류들을 바구니에서 싱크대로 옮겼습니다. 이를 싱크대 한쪽으로 정렬한 후 주방용 가위를 준비했습니다. 팩에 담긴 유제품류를 개봉할 때는 용기를 편하게 씻을 수 있도록 윗부분을 통으로 잘라냈습니다. 개봉할 때 내용물이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쏟아져 옆에 있던 냉장고에 튀어 살짝 멘붕이 올 뻔 했습니다. 하지만 싱크대에서 물을 틀고, 배수구 가까이에서 제품을 개봉하니 내용물이 튀어 나와도 바로바로 물에 씻겨져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 팩 한 팩 씻은 것은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요거트 음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바짝 붙어있는 은박지 느낌의 막이를 가위로 깨끗하게 제거한 후, 싱크대에 물이 흘러나오는 상태에서 내용물을 배수구로 바로 쏟고 용기를 깨끗이 닦아 바구니에 두었습니다. 


바구니에 모인 빈 용기들은 바로 분리수거를 하였습니다. 


정리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류 한 곳에 모으기 -> 빨대 등 부착물 제거 -> 싱크대에서 물을 틀고 배수구 가까이에서 제품을 개봉 -> 내용물 쏟기 -> 용기 세척 -> 분리수거


 이 작업은 약 10분 정도로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유제품들을 버리고 난 후


먼저는 유제품이 쌓여있던 곳이 깨끗하게 비어 있어서 속이 아주 시원했고, 그 비어있는 공간 만큼 좋은 생각들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골치아팠던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환경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제품류를 기한 내에 다 섭취하거나 혹은 2+1에 현혹되어 너무 많은 유제품류를 쌓아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 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요 이상의 소비는 지양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는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이제 회사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저만의 업을 창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저에게 필요했던 건 제 삶의 시스템을 최적화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가 사용하는 시간과 공간의 최적화가 우선이었고, 이를 위해 미니멀라이프를 통한 생활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미니멀라이프는 '집'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생활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미니멀라이프 실천 전]


1. 저는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늘 어지러워있던 방에서는 제가 찾고자 하는 물건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뒤져보아도 나오지 않는 물건들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들이 소모가 될 뿐더러 멘붕까지 같이 와 다른 일들을 처리하는데 지장을 주어 여러 모로 비효율을 경험했습니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찾을 수 없는 물건에 대해서는 또 다시 그 물건을 구입하게 되어 돈까지 드는 이중적인 낭비가 발생했습니다.


방을 정리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치우고 나서 엉망이 되는 시간은 빨랐지만, 정리해야 할 물건 가지수가 많아 방정리에 손이 많이 갔습니다. 그래서 방을 정리할 땐 자주 / 오랫동안 청소를 해야했습니다. 



2.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방안에 물건들이 널브러져 저의 시야에 걸리적 거릴 때는 시각적인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한숨만 나왔다고 해야 할까요. 또한 제자리에 갔다 놓아야 할 물건의 개수 만큼 제가 해야 할 일도 증가하게 됩니다. (물건이 저에게 자꾸 일을 시키는 겪이 됩니다). 회사에서도 실컷 일하다 왔는데 집에서도 실컷 일만하게 됩니다. 이에 집은 더이상 저의 휴식 공간, 에너지를 충전하는 공간이 아니라 제 2의 직장처럼 스트레스를 주는 공간이 되기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집에 들어가기 싫을 정도까지 됩니다.



[미니멀 라이프 실천 이후]


1.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물건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건들이 각각의 자기의 위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이 발생할 때면 그 위치에서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각 공간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된 물건들로 동선 또한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방청소 시간도 마찬가지로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2. 스트레스가 해소되었습니다.


물건을 비우면 비워낼 수록 집이 깨끗해진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시각적으로도 쾌적하고, 잘 정돈된 모습들을 보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더 이상 물건들에 치이지 않아도 되서 집 안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물건이 없는 빈 공간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해줍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주변도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 고향에 다녀왔을 때 예전에는 저의 휴식만 생각했었는데, 최근에는 어머니의 어지러운 방을 정리해드렸더니 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그 외의 변화]


저에게 많은 고민들을 안겨주었던 물건들을 잘 정리하고 나면, 문제가 해결된 듯한 후련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아있는 물건들을 더 소중하고 유용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불면증도 완화되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면서 삶의 질서가 잡혔습니다.




아직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지 오래지 않았지만, 저는 미니멀라이프가 저의 삶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한 물건 정리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절약한 시간과 에너지는 좀 더 생산성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입하는 것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하나씩 하나씩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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