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맞아 고향을 방문할 때면 저는 다른 것 보다도 엄마의 집을 청소해드립니다. 그럴때면 엄마는 처음엔 청소를 하는 딸이 신기하다가도, 자신의 물건을 마구잡이로 버릴까봐 걱정도 하십니다. 


따라서 부모님 집을 청소할 때는 아래와 같이 부모님과 소통하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치우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치운 것(혹은 곳)이 있는지 먼저 여쭤보기


2) 버릴 물건들은 바로 버리지 않고 한 곳에 모아 부모님의 확인 후 버리기



제가 고향에 가 있는 동안에 엄마에게 '그동안 치우려고 했는데 못치운 것이 있으면 제가 정리해드릴께요'하고 말씀드리니, 엄마가 저에게 정리를 요청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의약품이 담긴 서랍 정리와 내의가 담긴 수납함 정리였습니다.



1) 서랍 정리


정리 전


처음에 이 서랍을 보며 '정리해 달라'는 엄마의 요청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리하라고 하니 좋아하는 조금은 특이한 딸 ㅋㅋ)


서랍 정리는 아래와 같이 10분 만에 진행되었습니다.



정리 후




위 서랍을 정리한 기준


(1) 유통기한이 지난 것 버리기


(2) 모양과 포장 상태에 따라 분류하기


였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만 버려도 물건이 금새 줄어들었습니다.


버리려고 골라낸 것들은 엄마가 한번 더 확인 한 후 버렸습니다.




2) 수납함 정리


엄마가 의뢰한 두번째 정리, 

안에 입는 나시를 한 수납함에 모아두셨는데 정리가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리 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정리 후




위 수납함의 정리의 기준


1) 재질별, 색깔별로 구분하기


2)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시를 접어 수납함에 세워놓기


3) 수납함에 들어가지 않는 나시는 정리하기(헐었거나 더 이상 입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 위주)


였습니다. 버릴 나시들 또한 모아서 엄마에게 보여드리니 엄마도 흔쾌히 정리를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요청한 서랍 정리와 수납함 정리를 완수하니, 엄마도 흡족하셨는지 다른 서랍장들도 열어 엄마와 함께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서랍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보며 물건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제 앞가림하기에 바빠 앞만 보며 달렸지만 미니멀 라이프 실천 이후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면서 이제서야 엄마를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ㅠㅡㅠ... (앞으로 더 잘할께요)



엄마의 물건 정리를 도와드리는 것,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주방에서는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주로 요리를 준비하거나, 식사 후 그릇을 씻기 위해 주방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물기가 있는 물건들은 아무데나 두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요리 할 때 세척한 채소들이나, 설거지 할 때 사용하는 수세미가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주방에서 발생하는 물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빈 페트병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페트병은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는 점과 윗부분은 깔대기 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 둘을 잘 활용한다면 물기 있는 물건들을 담았을 때 건조를 돕는 뭔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페트병을 활용한 수세미통 / 비누통 만들기





1) 먼저 2L 페트병을 준비합니다. 

(저는 주로 삼다수 페트병을 많이 이용하는데 그 이유는 간격을 측정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2) 윗 부분은 아랫부분과 포개어질 것을 고려하여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3) 아랫 부분은 윗부분의 꼭지가 바닥에 닿을 듯 말듯한 길이로 자릅니다. 

(삼다수 페트병 기준으로는 밑에서 4개 층 조금 넘어 자르면 됩니다.)


4) 윗 부분을 아랫 부분 안으로 넣습니다. 

(꼭지 부분과 바닥의 올라온 부분이 맞닿게 넣을 수 있습니다.)


5) 그 위에 수세미나 비누를 올려놓습니다.


위와 같이 만든 페트병 수세미통에 수세미를 올려 창문에 두면 물빠짐도 잘 되고, 수세미도 잘 건조됩니다 :-)


위와 같은 방법으로 욕실에서 사용하는 비누를 넣어도 좋습니다.







2. 페트병을 활용하여 채소 건조하기


요리를 준비하다 보면 파나 오이, 당근 같은 길다란 채소를 많이 다루게 됩니다. 장을 본 후 냉장고에 넣기 전이나 혹은 요리 전에 한번씩 깨끗히 세척을 하는데요, 부피도 적지 않다보니 물에 젖은 채소를 둘 곳이 마땅히 없을 때가 많습니다(저와 같이 집에 주방이 작은 경우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때는 페트병을 활용하여 채소를 건조할 수 있습니다.






1) 먼저 2L 페트병을 준비합니다.


2) 윗 부분을 잘랐을 때 페트병 안에 잘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자릅니다.


3) 아랫 부분은 최대한 넓은 면을 기준으로 자릅니다.


4) 절단한 페트병은 한번 깨끗하게 세척하고 건조시킵니다.


5) 윗부분 자른 것을 아랫부분 맨 밑까지 넣습니다.





6) 그 위에 세척한 채소를 올려두면 물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빠지며 채소 겉면의 물기를 말릴 수 있습니다. 

(6번 사진을 보시면 페트병 아래로 물이 보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건을 새로 사지 않아도 집에 있는 페트병을 활용하여 필요한 물품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페트병은 재활용품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만들어 사용하고, 필요가 없을 때는 분리수거를 할 수 있어 공간을 차지 하지 않아 좋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페트병 절단면이 날카롭기 때문에 꼭 손을 조심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페트병 절단면의 마무리는 예쁜 테이프로 한번 감싸주시면 좋습니다.



페트병 활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제가 가진 물건 중에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바로 '옷'입니다. 오늘은 옷장 정리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옷은 참 신기한 물건입니다. 입는 옷에 따라 기분과 분위기도 달라지고, '옷이 날개'라는 말 처럼 자신감이 생기게도 합니다. 옷은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계절마다, 상황마다 입어야 하는 옷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마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건 중 옷이 가장 많은 이유도 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저의 집에서 가장 정리가 안되는 것도 바로 '옷'입니다. 이번 포스팅을 하며 제가 가진 옷의 개수를 세어보았는데, 내의나 양말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옷만을 계수하였을 때는 100벌이 조금 넘었습니다. 여성 옷 치고는 아마 적게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나 이사 오기 전에 상당 부분 정리한 것도 있습니다.


저는 기본 옷장과 2단 행거, 별도 수납장을 통해 옷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중 기본 옷장은 층이 두개이며, 윗층에는 겨울용 외투를, 아래층에는 외투가 아닌 겨울옷들을 쌓아두었습니다. 오늘은 제일 정리가 안되었던 기본 옷장의 아래층을 정리하였습니다. 아래층에 쌓여 있던 옷은 크게 니트류, 후드티류, 목도리류 였습니다. 오늘 정리법을 찾아가며 하나씩 정리하였는데 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니트 정리


니트는 부피가 커서 잘 접히지도 안고, 니트마다 모양이 천차만별이라 접어서 쌓아두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니트 정리는 옷걸이를 이용하여 정리하면 니트 정리가 보다 용이합니다. 접는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는 정리방법으로 아래와 같이 접어보았습니다. 




우선 니트를 반으로 접은 후 겨드랑이 부분에 옷걸이 머리 부분을 올려놓습니다. 소매 부분을 옷걸이 안쪽으로 넣습니다. 몸통 부분도 옷쪽 안으로 접습니다. 니트들을 위와 같이 차곡차곡 접어서 아래와 같이 옷장에 걸어두면 됩니다. 정리할 때는 색깔별로 정리해두면 니트를 한 눈에 찾아보기도 좋습니다.



(니트 정리 완성 모습)



2. 후드티 정리하기


후드티는 티셔츠에 후드가 붙어 있어 옷걸이에 걸어두면 부피가 다른 옷들에 비해 1.5 ~ 2배 가량 차지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자니 역시 모양이 천차만별입니다. 이럴 때는 후드티의 모자를 활용하여 정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후드티를 펼칩니다. 1차적으로 팔을 옷 안쪽으로 한단 접습니다. 그리고 나서 옷 안쪽으로 한단 더 접습니다. 그러면 접힌 부분이 후드티 가로 기장과 맞닿게 됩니다. 그 상태로 아래서 부터 후드 부분 아래까지 돌돌 말아 마지막에는 후드 안으로 말아 넣으면 됩니다. 이 또한 인터넷에 많이 나와있는 방법으로 말아보았는데요. 어느 분이 개발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참 기발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3. 정리함을 활용한 정리(목도리 정리 +a)


정리함을 활용하여 옷걸이에 걸리지 않는 목도리, 후드티, 기타 겨울 잡화들을 정리합니다. 저도 옷장 정리하다가 정리함을 구매하러 갔는데 구매하러 가기 전에는 필요한 사이즈를 줄자로 재어보고 가서 정리함 고르기가 용이하였습니다. 정리함에 각 의류 물품들이 구분되어 들어가니 깔끔해보이고 찾기도 쉽게 되었습니다.






최종 정리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짜잔~


모든 니트를 옷걸이로 정리하여 걸어두고, 그 아래 남는 부분은 정리함을 이용하여 겨울 의류 잡화들을 정리하였고, 남는 부분은 당장에 입지 않는 두꺼운 겨울 치마들을 걸어두니 공간이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오늘 이렇게 옷장을 정리해보면서 느낀 점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다고 해서 '꼭 버리지 않아도 된다' 입니다. 물건이 있을 자리가 있으면 됩니다. 만약 여기서 제가 옷을 추가로 구매해서 놓을 자리가 없게 된다면 그 땐 하나씩 정리할 계획입니다. 


'겨울옷들이니 나중에 정리해야지'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맘 잡고 날잡아서 정리하니 제 마음도 정리가 된 기분입니다. 정리를 하고 나면 항상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구석진 곳에 있던 한 박스를 열다


이사를 준비하며 제가 가진 여러 물건들을 다시 한 번 만져보게 되었습니다. 물건이 아직도 너무 많아서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복층 정리도 하나씩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잡동사니들은 정리되고 가져갈 물건들은 박스에 담겨 한 켠에 차곡차곡 쌓일 때 쯤, 복층 맨 끝 언저리에 있는 상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상자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마지막에 열었습니다. 그것은 저에 대한 추억과 기록들을 모아놓은 상자였습니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이 상자를 열었을 때 아주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습니다. 주말이라 몸이 피곤한 상태였지만, 이 상자에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는 일은 모순되는 표현을 사용하자면 '침착하게 흥분되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쉽게 버려지지 않는 물건들


1) 수첩

상자의 한 켠에는 제가 무엇인가 기록하고 쓰다만 수첩들이 한 가득 있었습니다. 이 기록들을 모두 컴퓨터로 옮기고 이 수첩들은 모두 폐기하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왠지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 수첩 폐기하는 일을 멈추었습니다. 젊은 날에 치열했던 삶의 기록. 그 수첩들은 쉽게 버릴 수 없는 물건 중 하나였습니다.


2) 편지들


저는 삶에서 대인관계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가족 뿐만 아니라, 친구, 직장 동료 등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엽서와 편지들도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글을 써서 보내준 것이라는 생각에 쉽게 손에서 놓아지지가 않았습니다. 


3) 우정을 상징하는 선물들

우정을 나누며 받은 선물들은 기념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외국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들은 쉽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이 많고 또 그 나라를 상징하고 있는 물건들이어서 기념으로 보관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정리한 물건들


1) 비행기표, 영화 티켓, 관광지 티켓 등

저의 추억의 시간과 장소가 기록되어 있는 각종 티켓들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기록물이지만, 꼭 그 티켓들을 계속 보관하기 보다는 거기서 느낀 기억과 느낌을 마음속으로 간직하기로 하고 정리하였습니다.


2) 추억이지만 상한 물건들

오래 보관한 탓에 곰팡이가 쓸어 더 이상 추억을 생각하거나 의미를 기념할 수 없는  물건들은 정리하였습니다.


3) 더 이상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기록들

긍정적인 기억이 떠오르기 보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하거나, 마음에 더 담아두지 않아도 되는 기록물이나 사진들은 정리하였습니다.






물건을 정리하며 생각해 본 '추억'의 의미


각 물건에는 추억과 기억과 느낌과 감정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러한 물건들은 더더욱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씩 꺼내어보며 잊었던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보기도 하고, 잊어도 되는 기억들은 시원하게 정리하고, 오늘 그렇게 추억과 함께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물건 보관 = 추억보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추억과 기억들은 지금의 저의 내면을 이루는 뼈와 살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많은 물건을 손에서 놓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물건들이 제 손에서 물질로서는 사라지고 그 추억은 제 마음과 기억속에 남을 때 까지 이 물건들을 살펴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제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개수도 점차 줄여가고 있고,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줄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꼭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한 물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애플의 에어팟(AirPods)입니다.



가능성을 제한했던 '선'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때면 음악 없이 맨정신으로는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럴 땐 항상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꺼내어 음악을 들었습니다. 이어폰으로 흘러나온 음악은 피곤한 출퇴근 길에 고된 영혼을 달래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폰 특성상 선이 잘 꼬였습니다. 꼬인 이어폰 선을 풀려고 하면 잘 풀리지도 않고 시간이 걸렸습니다.(선을 풀다가 '이 이어폰 선 처럼 내 인생도 꼬인 것 같다'라고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도 문제였습니다. 이어폰 연결부위를 휴대폰의 좁은 구멍에 꽂고 나면 저의 활동 범위는 이어폰의 선 길이만큼 제한되어 버렸습니다. 혹시나 갑자기 큰 움직임이라도 하게 되면 이어폰이나 휴대폰 둘 중 하나는 바닥으로 떨어지기 일 수 였습니다.(이와 더불어 제 귀에 적지 않은 충격도 가해집니다.) 따라서 휴대폰을 계속 손에 쥐고 있어야 하거나 혹은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아 휴대폰은 가방 안에 담고 가방 밖으로 이어폰 선을 길게 빼어 귀에 꽂아야 하는 상황도 연출이 되었습니다.


이어폰을 가방에 다시 담을 때도 문제였습니다. 이어폰을 그냥 가방에 넣으면 곧잘 망가지기 일 수 였습니다. 이어폰 전용 케이스에 넣는다고 해도 케이스에 둘둘 말아서 넣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또 아이폰 부속품으로 오는 이어폰 케이스 같은 경우, 이어폰 선을 케이스를 따라 둘둘 말아서 넣어야 하는 구조라 열심히 말고 나면 뚜껑이 잘 닫히지 않을때가 많았습니다. 이어폰을 감아서 다서 넣고 다시 둘둘 풀어 사용하는 과정 또한 너무 번거롭게만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이동 중 전철이나 버스를 탈때면 이어폰을 꺼내고, 꼬인 선을 풀고, 휴대폰에 연결하고, 내릴 때는 이어폰을 휴대폰에서 분리하고, 다시 케이스에 둘둘 말아 담는 과정이 알게 모르게 저희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시킨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가능성을 열어준 '무선'


저는 1분 1초라도 좀 더 의미있는 일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내 에어팟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꼬인 줄을 보며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습니다.(줄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을 꺼내어 폰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동선이 에어팟을 꺼내서 귀에 꽂기만 하면 되는 아주 단순한 단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어폰을 꺼내고 다시 담는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냐' 수도 있겠지만, 시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불필요하게 소진되는 에너지까지 줄일 수 있었고, 그 몇 초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으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행동의 제약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에어팟을 귀에 꽂고 있으면 휴대폰이 제 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디서든 제가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기기들과 연동이 잘 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점 중 하나입니다.


저는 에어팟이 제 삶에 작은 혁신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은 것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여주고 저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저는 이것이 기술의 역할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에어팟과 같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고서는 이것을 어떻게 미니멀라이프와 연관 짓느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니멀 라이프가 오로지 눈에 보이는 물건을 물리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에서의 불필요한 단계와 동선을 제거하는 것 또한 미니멀 라이프의 실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머무는 시공간에서 불필요한 것을 줄여나가는 것, 그리고 그러한 과정 중에 절약한 시간과 에너지는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에어팟 구매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저에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류


가장 정리하기가 꺼려졌던 곳이 바로 냉장고 였습니다.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정리되지 않은 음식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러한 음식물들은 꺼내보는 순간 시각적인 상처를 받고 구토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여튼 오랫동안 정리하지 못했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골치였던 유제품류를 정리하였습니다.


예전에 회사에서 연말 선물로 두유 여러 팩이 들어 있는 선물세트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지런히 먹었는데, 두유가 입에 잘 맞지도 않고 점점 손이 안가다가 유통기한을 지나버렸습니다. 유통기한은 올해 4월까지였는데, 무려 10팩 넘게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2+1으로 편의점에서 구매했던 요거트 음료 2개가 유통기한을 넘기고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2+1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들이 묶음으로 팔리다 보니, 구매하고 와서 몇 일 깜빡하면 유통기한이 지나 있는 경우가 대다수 였습니다. '몇일 지난 건 괜찮아'하고 먹어보기를 시도했지만, 예전에 장염, 위염을 아주 크게 겪었던 탓에 꺼려졌고, 그렇게 그 요거트 음료는 제 냉장고에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정리를 시작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우선 팩이나 음료를 담고 있는 용기는 모두 재활용 대상이기 때문에, 제품을 개봉하여 안에 있는 내용물을 모두 쏟아내고, 그 용기는 물로 깨끗이 씻어서 재활용을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버리는데에 너무 단계가 많았고, 또 유통기한이 좀 오래 지난 이 제품들을 개봉했을 때 제가 예측할 수 없는 화학 반응이나 새로운 생물체(;)가 나타날까 하는 두려움이 너무 컸습니다. 


그렇게 계속 정리를 미루고 미루다가 최근 요리를 시작하면서 구매한 식자재들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들을 한 바구니에 모아 밖에 꺼내두었습니다. 그렇게 꺼냈을 때도 바로 정리를 생각하지 못하고 냉장고 밖에 하루 정도 방치했습니다. 정말 볼 때 마다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간에 머리가 꽉 막힌 느낌이 들고 아이디어들이 떠오르지 않아, 저는 먼저 방부터 정리하고 책상에 앉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골치거리인 그 유제품 바구니를 치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먼저 이것을 정리하기 위해 머리 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였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류 정리 과정


우선은 제품에 붙어있는 빨대들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그 중에서 쓸만한 빨대들은 따로 분류했습니다. 그 다음은 고무 장갑을 착용했습니다. 이것들을 맨정신에 맨손으로 만질 자신이 없었는데 고무 장갑을 착용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유제품류들을 바구니에서 싱크대로 옮겼습니다. 이를 싱크대 한쪽으로 정렬한 후 주방용 가위를 준비했습니다. 팩에 담긴 유제품류를 개봉할 때는 용기를 편하게 씻을 수 있도록 윗부분을 통으로 잘라냈습니다. 개봉할 때 내용물이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쏟아져 옆에 있던 냉장고에 튀어 살짝 멘붕이 올 뻔 했습니다. 하지만 싱크대에서 물을 틀고, 배수구 가까이에서 제품을 개봉하니 내용물이 튀어 나와도 바로바로 물에 씻겨져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 팩 한 팩 씻은 것은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요거트 음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바짝 붙어있는 은박지 느낌의 막이를 가위로 깨끗하게 제거한 후, 싱크대에 물이 흘러나오는 상태에서 내용물을 배수구로 바로 쏟고 용기를 깨끗이 닦아 바구니에 두었습니다. 


바구니에 모인 빈 용기들은 바로 분리수거를 하였습니다. 


정리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유제품류 한 곳에 모으기 -> 빨대 등 부착물 제거 -> 싱크대에서 물을 틀고 배수구 가까이에서 제품을 개봉 -> 내용물 쏟기 -> 용기 세척 -> 분리수거


 이 작업은 약 10분 정도로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유제품들을 버리고 난 후


먼저는 유제품이 쌓여있던 곳이 깨끗하게 비어 있어서 속이 아주 시원했고, 그 비어있는 공간 만큼 좋은 생각들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골치아팠던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환경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제품류를 기한 내에 다 섭취하거나 혹은 2+1에 현혹되어 너무 많은 유제품류를 쌓아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 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필요 이상의 소비는 지양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Intro


요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서 관련 도서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있어 물건정리가 시급한 상황인데 아직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가 많다보니 여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니멀라이프 도서들을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과 방법들이 떠오릅니다. 요즘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를 여러 권 찾아 보면서 느낀 점은 '물건 정리'라는 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저자마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기본 이념이나 실천하는 방법에 특색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참고한 책은 바로 '버림의 행복론' 단사리에 대한 책입니다. 저자는 야마시타 히데코이며, 박전열 교수님이 옮기셨습니다. 저자 야마시타 히데코는 평범한 주부에서 수납 컨설턴트 전문가가 된 분으로, 정리 방법으로 '단사리'를 고안하였고, 단사리를 주제로 세미나나 다양한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책이 한국에 발간된 과정은 일본 문화 전문가이신 박전열 교수님께서 일본의 가정을 체험하려던 중에 저자의 집을 체험하게 되었는데 그 집이 바로 저자의 '단사리 하우스'였습니다. 저자로부터 '단사리'에 대해 듣고 입문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이 책이 한국어판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버림의 행복론 단사리 리뷰


끊고 / 버리고 / 떠나라. 단사리는 필요 이상의 것은 끊고, 버리고 떠나게 하는 하나의 프로세스입니다. 물건 정리를 시작할 때는 처음엔 어떤 것 부터 어떻게 버려야 할지 막막하게 됩니다. 하지만 단사리는 명확한 프로세스를 제시함으로써 그 막막함을 해소해줍니다. 


책에서는 물건을 버리기 위한 기준은 '자신과 물건의 관계성'임을 알려줍니다. '단사리'라는 개념은 단순한 정리 방법이 아닌 물건과 나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물건은 사람의 생각과 에너지로 얽혀 있어 우리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칩니다. 안 쓰는 물건이 쌓여 있는 것은 자신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분위기를 침체시킵니다. '좋아하는 물건은 자신과 궁합이 맞는 에너지를 지닌 존재' 라는 대목에서도 단사리는 물건과 나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방을 보는 것이 나를 보는 것'이 단사리의 목표라고 나와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몸소 느꼈던 바입니다. 제가 미니멀라이프 시작 계기도 뭔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쌓여만 갈 때 바라본 제 방이 너무나도 엉망이었고, 이것 때문에 제가 인생이 안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 방의 모습은 저의 모습과 같았는데 이는 치우지 못한 물건들은 제 마음 속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의미하며 곳곳에 쌓인 먼지는 제 마음속에도 닦아내지 못한 부정적인 생각들이었습니다. 반면 방이 말끔히 치워졌을 때는 제 마음도 덩달에 깨끗해진 것 같고 마음에 공간이 생기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물건을 정리할 아이디어들이 떠올라 후다닥 치우고 또 쉬는 시간에 책을 보고, 그러다가 힘이 나면 또 치우고, 또 책을 보고 하면서 정리함에 있어 지루하거나 고되지 않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저는 주로 오랫동안 묶혀왔던 서류들을 정리했습니다. 분명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나 혹은 나중에 또 볼 것이라 생각했거나 혹은 그냥 버리면 정보 상 문제가 될까 하며 버리지 못하고 박스 채 쌓아두었던 것들이었습니다. (이 문서들을 처리하기 위해 문서세단기를 구입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이 서류들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물건 정리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단사리는 '물건을 통한 자기 발견, 자기 긍정'을 근본으로 삼는다고 합니다. 최종목표는 '필요한 것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두는 것'


물건을 버리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단계를 제시함으로, 물건을 버리는 과정에도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건 버리기나 정리가 어려운 분들은 저와 같이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를 읽으며 진행해보시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 메리 램버트


이 책의 저자인 메리 램버트는 풍수지리 전문가이자, 정리수납 전문가입니다. 메리 램버트의 저서에는 '물건버리기 연습' 외에 '잡동사니 없애기', '잡동사니 정리를 위한 워크북'이 있습니다. 풍수지리 전문가 답게 저자는 책에서 물건 정리와 집 안의 기운을 연계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본인도 비록 남의 물건을 정리해주는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일은 어려웠다고 합니다. 메리 램버트가 제안하는 방법은 100개의 물건만 남기고 다 정리하는 것입니다. 



'물건 버리기 연습' 리뷰


책의 시작은 물건 버리기에 바로 들어가기 보다는 사람들의 소비행태에 대해 다룹니다. 신용카드란 것이 생긴 것과 또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볼 수 밖에 없는 광고들은 저희들에게 끊임없이 소비를 부축입니다. 지나친 소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것이 빚으로 연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빚이 불어나는 걸 막는 방법은 소비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인데 저자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물건 딱 100개만 가지고 살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에서 저자는 물건을 100개만 남기고 모두 정리하는 일은 '도전'이라고 합니다. 처음은 어렵지만 일단 실천하고 나면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난다고 합니다. 집 안에 쌓여있던 물건을 버리고 나면 새롱누 창의성이 들어설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고 충동구매를 하지 않게 되니 돈 관리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물건을 쌓아두는 이유'에 대한 고찰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물건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며, 물건에는 마음과 에너지가 뒤 얽혀 있기 때문에 이를 버리기 힘들어 하게 됩니다. 즉 물건을 자신의 일부분처럼 느낀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닥터하우스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았을 때 MC가 의뢰자의 물건을 한 곳에 모아두고 이것을 떠나보내라고 얘기할 때면 우는 사람도 있고, 자기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잡동사니는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물건이 많은 저의 방이 너무 피곤합니다..)


정리는 집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부터 정리하며, 여유가 있을 때마다 물건을 하나하나 정리하면 된다고 합니다. 버릴 때는 3개의 비닐을 '판매할 것', '중고로 보낼 것', '버릴 것' 으로 물건들을 나누어 정리할 것을 권합니다. (이 3가지 분류는 정리하는 물건 및 장소 카테고리 마다 나옵니다.)


이렇게 실천하는 단순한 삶의 방식은 저희에게 물건을 관리하는데 빼앗기는 시간이 줄어들게 하고, 질투와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환경 오염이 줄어들고, 여유로워지며 만족감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미니멀라이프 옷 정리 방법


저자는 물건을 정리할 때 옷이 가장 힘들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도 패션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분 같았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옷 버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 옷은 몸에 맞지 않는 옷부터 버림


저 또한 갑자기 늘어난 하체 덕에 입지 못하는 옷들은 예전에는 '다이어트 해서 입을꺼다, 이 옷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을 것이다' 하고 붙잡고 있던 옷들이 있었지만 결국 정리했습니다. 한 번 불어난 몸이 다시 그 옷을 입기 까지 가려면 시간도 많이 소요될 뿐더러 그 때 까지 그 물건을 보관한다는 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몇 번 입어보지 못한 옷들을 정리하였습니다.


-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옷장을 품목별로 분류


이것은 쉬운 듯 하면서도 잘 안되는 일입니다. 왜냐면 옷은 매일매일 갈아입기 때문에 시간이나 정신이 없을 때는 아무데나 걸어두기 쉽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습관이 들어 품목별로 잘 분류가 되어 있다면 옷도 쉽게 찾을 수 있을 뿐더러 옷의 종류와 재고도 확인이 되니 또 새 옷을 구매하느라 돈을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절대 옷을 사지 않기


이 내용을 보고 저도 뜨끔했던게, 저는 제 자신이 자신감이 없다 느껴지면은 그것을 새 옷을 구매해서 풀려고 했던 경향이 있었습니다. (늘 새 옷만 입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나 자신감이 더더욱 없는 날에는 큰 금액도 아낌없이 지불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갖고 있는 옷 두루두루 다 입기


정말 맨날 옷이 없다 느껴지면서도, 가지고 있는 옷들을 잘 정리해보면 나에게 잘 어울리고 좋아했던 옷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미 산 옷들 중에서도 코디와 배치를 잘 하면 또 다른 패션이 완성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 돈도 아끼는 것 같고 저와 함께 한 이 옷들이 가치가 더 부여가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갖고 있는 옷을 두루두루 다 입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신경을 덜 쓰면 좀 더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옷 정리에 고민이 되셨던 분들은 이 책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많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Intro


어떤 대학생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오가는 가운데 저의 주 관심분야인 미니멀라이프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보통 미니멀라이프에 대해서 얘기하면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있고, 들어는 봤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저의 설명을 듣고 이 학생은 이미 자신은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한참 꾸미기 좋아할 나이의 이 학생의 집에는 필요한 옷 몇 가지 밖에 없을 만큼 물건 가지수가 적다고 하였고, 본인도 물건을 집에 잘 들이지 않는 편이라고 하였습니다. 미니멀라이프라는 개념보다도 '무소유'라는 개념을 먼저 알고 이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미니멀라이프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 중에서도 거의 시작과 같은 책이 있다면 바로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꼭 봐야겠다', ' 이 책은 내가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할 때 가장 기본 철학이 될 수 있는 책일 것이다'라는 마음에 이 책을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미니밀라이프를 실천하지만 소유욕이란 감정을 제 삶에서 완전히 파내는 건 불가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정스님의 책은 그분의 뜻에 따라 절판되었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던 중 한 도서관에 해당 책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책을 대여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의 저서들


저는 '무소유'라는 제목의 책만 알고 도서관에 갔는데, 가보니 법정스님의 책이 여러 권 있었습니다.  '텅 빈 충만,' '오두막 편지', '버리고 떠나기' 등 그분의 삶과 철학과 가치관이 돋보이는 주옥 같은 책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 책들을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 또한 욕심이고 집착이라는 생각에 원래의 목적대로 '무소유'만 대여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오두막 편지'라는 책은 선물로 받았습니다. 참 인연이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정스님의 저서들 마다 3-4 페이지 분량의 산문이 여려편 실려 있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잘 다듬어진 문장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으면 저도 어느 고요한 산 속, 아무것도 없는 방 한켠에 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분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말만 있는 가르침이 아니라 직접 '무소유'에 대해 실현하고 이를 알려주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그분의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소유' 리뷰


책을 펴면 아래의 구절이 먼저 나옵니다.


"무엇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였다는 뜻이다."


책에서는 법정시님이 애지중지 기르던 난초에 대해 나옵니다. 난초를 잘 기르기 위해 관련 서적도 구입하고, 비료도 구해오고, 여름에는 서늘한 곳에, 겨울에는 난을 위해 실내 온도를 낮추면서까지 난초에 정성을 쏟는 내용이 나옵니다. 하지만 스님은 자신이 난초에게 너무 집념하고 있다는 것과 이로 인한 집착의 괴로움 깨닫게 됩니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겠다고 결심한 후 기르던 난초는 친구에게 주었는데, 서운하고 허전한 마음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 부터 하루에 한 가지씩 버려야 겠다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법정스님은 이 난초를 통해 무소유의 의미를 터득하게 되었다고 책에 나와있습니다.


석 장 분량의 짧은 산문이었지만 저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기본 철학에 대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물건을 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소유를 줄임으로써 집착이라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본질적인 행위라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전자 기기를 좋아하여 하나하나 사다보면 기기 하나만 사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가적으로 액세서리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 경우 예산도 초과하게 되어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었습니다.


또한 집에 물건이 많이 쌓여 있으면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어떤 것은 유통 기한 안에 써야되고, 어떤 것은 산 가격만큼 본전을 찾아야 되고, 어떤 것은 버리기 아까우니 어떻게든 써보자 하면서 많은 물건들을 껴안고 있는 것은 저의 삶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먹고 하나씩 물건을 정리하고 나면 무언의 의무감에서 해방된 느낌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Outro


사실 저는 아직도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다고 하지만 물건을 버리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아직 많은 물건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제 삶이 보다 여유를 찾고 물건을 다 써야 하는다는 여러 의무들로 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하기를 바라면서 법정스님 처럼 하루에 한 가지씩 버리는 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글 마지막 문장은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라고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과정 중에 한번쯤은 들여다 봐야 하는 깊은 깨달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는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이제 회사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저만의 업을 창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저에게 필요했던 건 제 삶의 시스템을 최적화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가 사용하는 시간과 공간의 최적화가 우선이었고, 이를 위해 미니멀라이프를 통한 생활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미니멀라이프는 '집'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생활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미니멀라이프 실천 전]


1. 저는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늘 어지러워있던 방에서는 제가 찾고자 하는 물건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뒤져보아도 나오지 않는 물건들 때문에 불필요한 시간들이 소모가 될 뿐더러 멘붕까지 같이 와 다른 일들을 처리하는데 지장을 주어 여러 모로 비효율을 경험했습니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찾을 수 없는 물건에 대해서는 또 다시 그 물건을 구입하게 되어 돈까지 드는 이중적인 낭비가 발생했습니다.


방을 정리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치우고 나서 엉망이 되는 시간은 빨랐지만, 정리해야 할 물건 가지수가 많아 방정리에 손이 많이 갔습니다. 그래서 방을 정리할 땐 자주 / 오랫동안 청소를 해야했습니다. 



2.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방안에 물건들이 널브러져 저의 시야에 걸리적 거릴 때는 시각적인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한숨만 나왔다고 해야 할까요. 또한 제자리에 갔다 놓아야 할 물건의 개수 만큼 제가 해야 할 일도 증가하게 됩니다. (물건이 저에게 자꾸 일을 시키는 겪이 됩니다). 회사에서도 실컷 일하다 왔는데 집에서도 실컷 일만하게 됩니다. 이에 집은 더이상 저의 휴식 공간, 에너지를 충전하는 공간이 아니라 제 2의 직장처럼 스트레스를 주는 공간이 되기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집에 들어가기 싫을 정도까지 됩니다.



[미니멀 라이프 실천 이후]


1.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물건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건들이 각각의 자기의 위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이 발생할 때면 그 위치에서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각 공간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된 물건들로 동선 또한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방청소 시간도 마찬가지로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2. 스트레스가 해소되었습니다.


물건을 비우면 비워낼 수록 집이 깨끗해진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시각적으로도 쾌적하고, 잘 정돈된 모습들을 보면 기분도 좋아집니다. 더 이상 물건들에 치이지 않아도 되서 집 안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물건이 없는 빈 공간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해줍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주변도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고 고향에 다녀왔을 때 예전에는 저의 휴식만 생각했었는데, 최근에는 어머니의 어지러운 방을 정리해드렸더니 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그 외의 변화]


저에게 많은 고민들을 안겨주었던 물건들을 잘 정리하고 나면, 문제가 해결된 듯한 후련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아있는 물건들을 더 소중하고 유용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불면증도 완화되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면서 삶의 질서가 잡혔습니다.




아직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지 오래지 않았지만, 저는 미니멀라이프가 저의 삶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한 물건 정리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절약한 시간과 에너지는 좀 더 생산성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입하는 것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하나씩 하나씩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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