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활과 옷


어렸을 적 저의 패션에 대해 고백합니다. 저에겐 새 옷이 많이 없었습니다. 구제옷 가게를 자주 들리셨던 저의 어머니께서는 늘 저에게 보물을 건지고 왔다고 하시면서 그곳에서 구매한 옷들을 주셨습니다. 구제라고 하지만 잘 입으면 코디를 맞출 수 있는 옷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 다닐 동안 고향에 있었기 때문에 옷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서울 생활과 옷


서울에 올라와서는 달라졌습니다. 처음 20대 중반에 서울에 올라와 제가 본 서울 사람들은 옷을 아주 잘 입었습니다. 길거리에는 예쁘고 저렴한 옷들도 많았습니다. 저 같은 촌 아이에게는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놀라움도 잠시, 저는 제가 촌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외모를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옷으로 가득찬 고시원 방 한칸


서울에 올라와 몇 년을 고시원 생활을 했는데, 저는 돈을 모아 고시원을 탈출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옷과 화장품을 구매하는데 연연했습니다. 집에는 물건이 쌓여갔고, 옷은 서랍에도 찼습니다. 천장의 봉에도 가득 걸려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천장의 봉이 무너진 적도 있었습니다. 봉에 더 이상 옷을 걸 수 없어 벽에 온통 헹거를 걸어두고 거기에 옷을 가득 걸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옷을 버려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회사 생활과 품위 유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옷의 가지수는 더욱 늘어났습니다. 허름하게 입으면 자신감이 나지 않고, 은근히 무시받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면접 때나 혹은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이면 자신감 향상을 위해 저는 옷을 구매했습니다.  연봉이 높은 직장으로 이직하면 구매하는 옷의 단가도 늘어났습니다. 저는 돈을 모을 수가 없었습니다. 월급이 올라도 품위유지비로 모두 지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새 옷을 입으며 생긴 자신감은 잠시였습니다. 새 옷은 한 번 입고 세탁이라도 하면 금방 헌 옷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집에는 옷이 쌓여만 갔습니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월급을 번 만큼 구매를 하여 집에는 여러 잡동사니로 가득찼습니다. 물건이 주인이 되어 버린 집에서는 저는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없었습니다. 새 옷의 효과도 점점 줄어만 갔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접하며


그러던 중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씨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 두 벌의 옷만 제복화 하여 매일 입고 다니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초라해보이기 보다는 자유로워보였습니다. 



"품위유지"의 부담에서 벗어나다


이제는 회사라는 시스템을 완전히 벗어나, 내 자신을 정비하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요즘, 저는 "품위유지"라는 부담감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이전 까지는 새 옷이 아니면 헌 옷이거나, 입을 수 없는 옷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을 가지고 제 옷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다 제가 그 옷들을 산 이유가 있었고, 저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였으며, 각각의 옷들은 서로 잘 어우러저 코디의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달에 한 두번 꼴로 미용실을 찾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누가 나를 어떻게 보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남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의 의지에 의해서 옷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을 때마다 자신감은 물론, 행복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옷 계획


이제는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이상 옷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을 예정이라서 지금 남아 있는 옷들을 소중하게 다루며, 연구하며, 잘 입어볼 계획입니다. (물론 체형의 변화로 입지 못하게 된 옷들은 어쩔 수 없이 정리할 예정입니다.)




INTRO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도서관에 가서 관련 도서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는지 제가 갔던 도서관에는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가 얼마 없었습니다. 몇 권 있는 것들 중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이 책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당시에는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한 종류인줄 알았었습니다. 워낙 현대인들이 복잡하게 사니, 우리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살자 이런 내용일거라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건 이 책은 미니멀라이프 책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도서였고, 저자인 사사키 후미오씨는 미니멀리스트로서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현한 분이란 것이었습니다. 


2015년도에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미니멀 라이프'라는 단어가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에 한국에 발간되었습니다. 


- 저자 : 사사키 후미오

- 출판 : 비즈니스북스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


책의 저자인 사사키 후미오씨는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미니멀리스트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원래부터 미니멀리스트였던 건 아니고 물건을 많이 사들이고 버리지 못하는 맥시멀리스트로 집안에는 물건이 쌓여있었다고 합니다. 집에 물건이 너무 많이 쌓여있다 보니 물건 관리도 잘 하지 못하고 청소도 못하게 되면서 생활 방식에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물건에 휘둘려 에너지를 소진하고, 자신에겐 없는 물건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시샘하며,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변명만 늘어놓다가 자기 혐오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미니멀리스트란 걸 알게 되면서 많은 물건을 버리고 줄이며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고민하였다고 합니다. 


미니멀리스트로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 벌을 매일 제복처럼 입고 다녔고, 회사의 책상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빈 자리 처럼 깨끗했습니다. 잘 빨리고 마르는 천 한장으로 세안 후 뿐만 아니라 집안의 모든 닦는 것을 해결하는 모습과, 낣은 서랍장을 식사 테이블로 사용했습니다.


물건을 많이 버리고 나서 단순히 방이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 이 수준에서 머무르는게 아니라 훨씬 더 깊은 본질에의 가치까지 접근한 그는, 이 책을 통해 늘어난 물건들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 본연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리뷰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우리가 흔히 듣기만 하고 그 의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개념들이 잘 설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 '심플라이프', '단샤리' 등 미니멀라이프와 같이 언급되고 있는 개념들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설명해주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많은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들은 미니멀라이프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 보다는 노하우 위주로 쓰여져 있다면, 이 책은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의미와 철학적인 관점에서의 미니멀라이프를 소개한다는 점도 눈의 띕니다. '물건은 왜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가'에 대한 고찰도 물건에 대해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보다 본질적인 접근에서의 미니멀라이프를 소개합니다. 책 내용에 따라 '단순히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 청소하기 편한다는 표면적인 장점 보다 훨씬 더 깊은 본질에 그 가치, 즉 바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것, 누구나 추구해 마지않는 행복을 되짚어보는 일'로서의 미니멀라이프를 알려줍니다.


복잡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결심조의 책 제목은 마치 우리로 하여금 그러한 결심에 대한 생각을 갖도록 도와줍니다.



+ 책에서 소개하는 비움의 기술 


책에서는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가지와 더 버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15가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본전을 되찾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여분을 비축해두지 마라', '마트를 창고로 생각하라'는 내용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본전을 되찾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제가 물건을 못버리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산 금액에 비해 그 물건을 잘 사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 물건은 더더욱 버리기가 아까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정리할 때는 본전을 생각하면 버릴 수 있는 물건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물건은 버리지 못하게 되면 계속 보관 비용(스트레스를 포함)이 발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분을 비축해두지 마라

아마 비축해 두는 여분이라고 하면 '생필품'이 많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쿠* 로*배송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2만원을 채우기 위해 항상 생필품의 여분을 쌓아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복층 한 곳에는 사용하지 않는 여분의 생필품들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생필품이니 언젠간 다 쓰겠지?'하면서 흔한 말로 '쟁여'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물건도 계속 쌓이다 보니 나중엔 점점 그 물건들만 봐도 마음에 부담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생필품이 온전히 다 떨어질 때 까지 추가 여분을 사지 않고, 완전히 떨어져 불편함을 느낄 때 구입을 합니다.


마트를 창고로 생각하라

이 방법은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신선하게 느꼈던 방법이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제 친구에게도 공유를 했더니, '아 맞아~~' 하고 하였습니다. 마트에 있는 물건을 미리 다 사놓지 말고 마트를 우리집 창고로 생각해서 필요할 때마다 마트에 가서 꺼내오는 식으로 생각하면, 어느 덧 저에게 큰 공간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 들고 집안에는 물건이 쌓일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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