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년 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저로서는 집 안에 어떤 불편한 물건이 있다면 그것을 비워내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이와 더불어 불필요한 생각들과 동선들을 떨쳐내는 작업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해야 할 일들에 쫓겨 시간과 에너지가 늘 부족하고 탈진이 오는 날이 많았다면 지금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 몇가지만 하고 나머지는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니멀리즘은 복잡했던 저의 삶에 많은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평소에 정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에서 매일 '더 정리할 것 없나'라고 강박적으로 찾아야 할 정도로 정리 시스템은 제 삶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머리 속은 끊임없이 생산되는 생각이라는 물건들로 늘 분주했고, 어지러웠으며 때로는 생각이 너무 넘쳐 과부화가 올 때도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해보기 위해 일도 적게 해보고, 일부러 '멍 때리는'시간도 가져보고, 전자기기들도 멀리해보기도 했습니다. 강아지와 산책도 꾸준히 하면서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이것들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조지 피터슨 교수님의 강의 중에서 "글쓰기는 형식을 갖춘 생각이다" 라는 말에 꽂혀버렸습니다.

글쓰기는 곧 머리 속을 정리하는 일과 같습니다. 집 안을 정리할 때도 어지러운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불필요한 물건들은 비워내듯이, 글쓰기 또한 머리 속의 생각들을 비워내고 정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늘 실천되지 못하고 생각만 하게 되면, 그 생각은 해소되지 못하고 머리 속에 쌓여만 갑니다. 좋은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영감을 얻었따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천되지 않으면 집에 쌓인 재고들처럼 마음에 짐이 되어 버리고, 어느 순간에 포화 상태가 오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이제 저에게 필요한 것은 그 동안 여러 모양으로 피해왔던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까지는 집이나 사무실, 그리고 저의 생활속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는 작업을 해왔다면, 이제는 저의 내면 곧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시점이 오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들을 범주화하고 물건들 같이 나뒹구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생각들은 비워내 머리 속에 여유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즉, 글쓰기는 곧 내면에 실천하는 미니멀 라이프 작업입니다.




+ Recent posts